[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집안 내부 전체를 수리해주겠다고 하거나 원하는 가격대에 맞춰줄 수 있다는 집주인들도 있어요. 당분간은 역전세난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신천동 S공인)
"삼복더위가 끝나가면서 전세 물건을 찾는 문의가 부쩍 늘었어요. 가을 이사철과 새 학기를 앞둬서 그런 것 같아요. 역전세난은 다른 동네 얘기라고 볼 수 있죠."(잠실동 L공인)
서울 송파구의 전세 시장에서 온도차가 심하다. 단지에 따라 역전세난이 있는가 하면 전세물건이 딸리기도 한다.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곳은 옛 아파트가 즐비한 신천동과 새 아파트가 많은 잠실동이다. 주공5단지와 장미아파트 등이 위치한 신천동은 인근 신도시 입주물량으로 인한 역전세난의 타격을 받은 반면 리센츠, 엘스, 트리지움 등이 위치한 잠실동은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전세물건이 빠르게 소진중이다.
신천동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장미 1차 전용 84㎡의 경우 전세가가 상반기 중 3억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3억원 중반 전후로도 계약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난해 4억원 안팎이던 것에 비하면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S공인 대표는 "내부 인테리어를 다 고쳐준다거나 최대한 원하는 가격대에 맞춰줄 수 있다고 제안하는 집주인들도 있다"며 "미사나 위례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같은 값이면 인근의 새 아파트로 입주하려는 세입자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일대의 분위기를 전했다. 신천동에 위치한 장미ㆍ미성ㆍ진주아파트 등의 단지는 입주한 지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다.
역전세난으로 전세가가 하락한 단지들은 재건축 재료가 작용하면서 매매가는 여전히 강세다. 미성아파트의 경우 전용 55㎡가 지난해 말께 5억원대이던 것이 지금은 7억원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H공인 대표는 "소형평형대의 경우 매물로 나온 것도 거의 없다"며 "대단지에다 한강변에 위치해 재건축 호재를 기대하고 발빠르게 움직인 투자자들이 이미 움직인 결과"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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