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영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근 관련 논문 발표해
"자폐증 치료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 뇌 속 아연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아연의 항상성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폐증 증상으로 이어졌다."
고 교수는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의 아연 항상성이 깨지면 뇌의 크기가 커지고 결국 자폐 증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아연이 증가해 뇌가 커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을 쥐에게 투여한 결과 정상 크기의 뇌로 발달해 자폐 증상의 발현을 막을 수 있었다.
자폐증·아스퍼거증후군과 같은 자폐범주질환은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 소통 장애, 반복적 행동 등을 보이는 발달장애 질환이다. 지난 30년 동안 환자가 10배 정도 증가했다. 자폐증을 가진 환자를 가지고 있는 가족의 심적 고통은 크다.
고 교수는 이 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 안 아연의 항상성 이상이 자폐범주질환을 일으키는 지를 아연 조절 단백질(ZnT3) 유전자를 없앤 생쥐에서 검증했다. ZnT3이 없는 생쥐의 경우 자폐범주질환에서 보이는 여러 행동증상을 나타냈다. 뇌의 크기가 커져 있었다. 이와 동시에 신경세포의 성장을 일으키는 신경성장인자의 양이 증가돼 있었다.
고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고도 기존의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함으로써 자폐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며 "난치성 질환인 자폐증의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1981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9년 미국 스탠퍼드대학 신경과학박사를 취득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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