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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판도라의 상자는 열릴 것인가'…구로乙 부재자 투표함 29년 만의 개함 둘러싼 논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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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한국정치학회, 21일 오전 서울 종로에서 개함·계표
정치학회, "연구 통해 명확히 밝힐 것"
"투표함, 29년 전의 그것 맞나" 구로동지회 이의 제기
"준비 불충분, 이벤트성 행사 반대…선관위 측 사과·반성부터" 촉구


사진제공=중앙선관위·한국정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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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판도라의 상자는 열릴 것인가.'
13대 대선 당시 논란을 빚은 구로을(乙) 부재자 투표함(우편 투표함)의 개함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한국정치학회는 공개 검증을 위해 오는 21일 오전 9시30분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 대강당에서 투표함 개함과 계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이 투표함은 지난 14일 개함하기로 예정됐으나 '구로구청부정선거항의투쟁동지회'(동지회)의 요청으로 일주일가량 일정이 미뤄졌다. 투표함의 진위 여부와 역사성 등을 들어 동지회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동지회는 "충분한 사전 준비나 객관적 검증 없이 (이벤트성으로) 일방적으로 개함하려는 시도를 우려한다"면서 "30년 가까이 고통 속에 살아온 당사자들을 위해서라도 타당하고 신뢰할 만한 개함 절차를 마련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동지회 측은 선관위의 사과와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그동안 줄기차게 이어져온 개함 요구를 묵살하다가 갑자기 선관위가 태도를 바꾼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동지회의 이해관 대변인은 "개함을 앞둔 투표함이 당시 그 투표함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 같은 동지회 측의 반발에 선거함 개함 행사를 주도해온 정치학회는 지난 7일 선관위에 투표함 개함 연기를 공식 요청했다.
사진제공=구로구청부정선거항의투쟁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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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행보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선관위와 정치학회는 21일 개함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학회 관계자는 "학회 연구진, 정당 등 외부 참관인, 시민단체가 참여해 공신력 있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진위 여부도 향후 연구를 통해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1일 개함 행사에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정당 관계자 외에 참여연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정당학회 등의 참관인이 참여한다. 학회 측은 투표함과 투표용지의 과학적 검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도 협조할 계획이다.

투표함 형태, 표면 필적, 자물쇠 봉인, 투입구 봉인, 우편봉투, 투표용지 등을 검증하고, 당시 선관위 직원과 농성 참여자들도 면담할 예정이다.

예컨대 부재자 투표용지를 담은 회송 봉투에는 당시 선관위 관계자, 우체국 소인 등이 찍혀 있을 것이고, 이것이 누락됐다면 부정 투표로 간주할 수 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내부 투표용지가 29년 전의 종이가 맞는지 확인하면 된다.

학회 측은 "무기한 연기할 수는 없고, 동지회의 요구사항을 되도록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평행선을 그은 동지회와 선관위의 태도다. 선관위가 당시 '구로 사건'을 투표함 탈취사건으로 규정한 탓이다. 1987년 12월 검찰은 이 사건이 선거 부정과 무관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듬해 13대 국회에서도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했지만 부정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선관위는 김대중 정부 시절 이 사건으로 구속됐던 관련자 3명이 민주화운동가로 인정된 것에 반발했다.

다른 논란도 있다. 만약 부정이 있었더라도 이 투표함이 바꿔치기 전의 '진짜' 투표함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오롯이 정상적인 투표용지만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윤두병 동지회 회장은 "구로구 투표함은 오랫동안 이 땅에서 자행된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를 뜻한다"면서 "그런데 선관위가 계륵으로 여겼던 투표함을 갑자기 개봉해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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