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제조는 SK케미칼…2001년부터 완제품 형태로 납품받아 '판매'만 했을 뿐"
SK케미칼, CMIT·MTI· DDAC 성분 유해성 알았나…"상황 파악 중"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출범식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날 '제2의 옥시를 막자'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었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정치권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애경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에서 또다른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습기메이트로 인해 총 54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추산되지만 애경은 검찰 수사에서 제외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애경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유독물질이 검출된 가습기메이트는 2001년부터 SK케미칼에서 만들어온 제품으로 애경은 유통ㆍ판매만 했기 때문에 가습기살균제 제조에 가담한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직접적인 책임소재는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인 SK케미칼에 있다는 것.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구속수감된 상황에서 또 다른 가해자 중 하나인 SK디스커버리 은 사안을 파악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애경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본인들은 유통만 했을 뿐 제조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와는 다른 경우라며 선을 그었다. 옥시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사들여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검찰에 기소된 것도 PHMG를 활용해 자체브랜드(PB)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팔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경은 이들과 달리 제품 제작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성분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애경 관계자는 "가습기메이트가 총 41명의 폐질환 사망자를 냈다는 의혹에 대해 애경은 판매원이었을 뿐 가습기성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가습기메이트 내 포함된 독성 화학성분으로는 CMIT, MTI를 비롯해 DDAC로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추후 또다른 유해물질이 검출된다한들 SK케미칼로부터 완제품을 받아 판매만 해온 애경으로서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판매처로서의 책임은 지겠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 원인 제공자가 100% 애경에만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SK케미칼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놨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이번 사안과 관련해 상황 파악 중"이라며 "내부에서 검토되는대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회동을 갖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7월 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기로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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