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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배분 전문가에게 듣는다]<3>라나크 푼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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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크 푼가리아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라나크 푼가리아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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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저금리, 고령화는 글로벌 자본시장이 극복해야할 3가지 화두다. 과거 30년동안 자본시장은 산업의 고성장 덕에 비교적 수월하게 투자처를 발굴하고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저성장이 고착된 지금은 수익을 내기가 여간 어렵다.

이같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산배분 전략이 절실하다. 글로벌 주요 증시의 동조화가 강해지고 동일한 투자자산 내에 위험분산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높은 단기수익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더 선호하는 투자수요에도 대비해야 한다. 무조건 나눠담는 식의 투자전략과 투자자산을 한 쪽에 몰아 베팅하는 투자전략은 더 이상 고려대상이 아니다.
과거와는 또 다른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 아시아경제가 3회에 걸쳐 글로벌 자산배분 전문가들로부터 글로벌 시장 전망, 투자 포트폴리오 , 한국의 자산배분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는 말처럼 원인이 근본적으로 다른데도 각국이 통화정책만을 유일한 수단으로 여기는 점이 문제입니다."

라나크 푼가리아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을 인용해 현재의 글로벌 경제를 이같이 진단했다.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다름에도 중국, 일본, 유럽 등이 통화 완화정책이라는 동일한 처방만 내놓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푼가리아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위치해 있는 세계 경제엔 미래를 가늠할만한 교과서나 로드맵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제 막 각자의 정책과 이에 따른 반응 등을 체감하며 배워가는 단계"라며 "통화 완화정책으로 시장을 계속 부양해야 할지, 아니면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금리 정상화를 시작할지, 그렇다면 어느 수준이 적당할지 등 해법도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이 과정을 오히려 기회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푼가리아 교수는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신흥국 시장이 좋을때 들어오고 나쁠때 일제히 빠져나가는데 현명한 투자자는 모든 신흥국 시장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특히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경우 신흥국 시장의 불안감을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가 글로벌 경제에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올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내년도 중국의 공산당 지도부 교체 등 주요 2개국(G2)의 정치적 격변기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푼가리아 교수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할지 말지에 대한 문제는 지속되겠지만 동시에 기회도 상존한다"며 "시장참여자들이 각국의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적, 지정학적, 사회적, 군중심리학적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 속에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내·외부적 요인으로 할인되는 측면이 많다고 꼬집었다. 외부적 요인은 크게 중국의 경제둔화와 글로벌 수요부족,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성 등을 꼽았다.

푼가리아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외부적 할인 요소가 한국 금융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내부적 요인인 기업의 낮은 배당금과 높은 채무부담, 독특한 기업 지배구조 등을 개선하면 한국 금융시장의 진정한 가치가 돋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1.25%까지 낮춘 점에 대해서는 한국의 현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해되긴 하지만 또 다른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푼가리아 교수는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됐고 핵심 산업이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겪는 등 힘든 상황에서 한은의 이번 결정이 이해는 된다"면서도 "이는 원화 가치를 떨어트리고 통화를 경쟁 상태로 내모는 부작용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이 최근 해외 헤지펀드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5년간 해외 투자비중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해서는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푼가리아 교수는 "캐나다 국민연금의 경우 약 4분의 3 규모가 해외자산인데 반해 한국은 4분의 1 수준밖에 안된다"며 "뉴노멀 시대에서는 자산을 정확히 설계하고 이를 해외에 노출시킬수록 리스크는 오히려 줄어들고 수익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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