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은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신청이 확정되면서 추가 충당금을 당장 쌓아야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달 말 기준 농협은행의 STX조선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7744억원으로 이중 충당금은 1179억원만이 쌓여있다.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이 확정되면서 당장 6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다른 조선사들의 경영상황에 따라 충당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농협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규모가 1조4340억원, 삼성중공업이 1조2720억원, 현대중공업이 9710억원으로 이들 모두 정상여신으로 분류돼있다.
지난 2012년 농협신경분리 이후 농협금융은 중앙회에 명칭사용료로 2012년에 4351억원, 2013년 4535억원, 2014년 3318억원, 지난해에는 3526억원을 냈다. 여기에 별도 납부하는 배당금까지 합치면 매년 약 5000억원 정도를 중앙회에 납부하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인 4023억원보다 많다.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지 않으면 충당금 적립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7월부터 농협중앙회에 새 이사진이 구성되고 앞으로 충당금 규모가 어느정도 확정이 되면 농협은행의 채권발행, 농협금융지주와 중앙회의 채권 매입, 출자 등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중앙회 이사진을 설득하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중앙회 이사진은 30명의 이사로 구성되며 이중 3분의 2는 지역 단위농협 조합장들로 구성된다. 명칭사용료와 배당금 문제에 민감한 지역 단위농협 입장에서 빅 배스 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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