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유럽을 상대할 때는 그래도 유럽파들이 좋은 역할을 해줘야 승산이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그렇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심각한 문제다.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스페인에 1-6으로 크게 졌다.
격차는 확연했다.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이들은 유럽파들이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대표팀의 유럽리거들은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는데 그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됐다. 손흥민, 기성용, 석현준 등 모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염려해 유럽리거들은 시즌이 끝난 후 일찍 국내에 와서 파주에서 훈련을 하고 몸을 끌어올리는 노력도 했다.
하지만 며칠 사이 경기 감각은 최고 상태까지 끌어올려지지 않았다. 스페인이라는 어려운 상대를 만나면서 문제는 더욱 커 보였다.
석현준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투입됐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페인이 계속 주도권을 유지해 공격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선발 출전했던 윤석영은 경기 초반 몇 차례 좋은 움직임과 패스를 보여줬지만 점차 조용해졌다. 중앙 수비수 홍정호도 한 골씩 실점하면서 중앙 수비가 붕괴되는 데 한몫했다.
최근 8년 새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유럽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었다. 그들의 경험과 유럽에 대한 내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 점에는 이의를 달기 힘들다. 지금 한국 유럽리거들은 위기다. 스페인과의 경기는 그 심각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오히려 후반전에 들어온 주세종, 이재성 등 K리거들의 활약이 훨씬 나았다. 주세종은 후반 38분에 답답했던 경기에 사이다 같은 만회골을 기록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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