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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대권 경쟁력은 친박·충청…野 검증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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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시사에 정치권 흥분…야당은 潘바람 잠재우기 여론몰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하면서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반색하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충청 출신 인사들과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는 같은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와 야당에서는 '반 총장 대망론'에 백가쟁명식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반 총장이 한국에 머무는 30일까지 정치권의 평가는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불을 지핀 쪽은 친박계다. 지난해 11월 친박계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개헌을 한다면 반기문 대통령, 친박계 인사가 총리를 맡는 이원집정부제로 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반 총장의 대권 도전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친박계가 반 총장을 대권후보로 염두에 두는 것은 현재 마땅한 대권주자가 눈에 띄지 않은 가운데 반 총장의 이미지가 집권연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연임해 외교적인 입지를 굳혔고 고향도 충청(충북 음성) 출신이라 영호남 지역주의와도 거리가 멀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카드인 셈이다.

홍문표 새누리당 사무총장 대행은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반 총장의 대권 시사 발언과 관련해 "국내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행정 등 사회적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서 "보수적 가치를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우리 당으로서는 반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꼽는 반 총장의 가장 큰 강점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가진 다양한 외교 경험이다. 이는 고착상태에 빠진 남북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 총장은 25일 제주포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 고위급간 대화 채널을 열고 있다. 남북간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노력하겠다"며 남북관계를 자신의 치적으로 깜짝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반 총장의 대권도전은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충청대망론과도 맞물리는 양상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충청대망론 등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반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높다"고 언급했다.

20대 총선 이후 여당에서는 유력 대선주자들이 총선 패배로 주춤거리는 반면 충청 출신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 공주 출신의 정진석 당선자가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됐으며 같은 당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대권 도전을 공언하고 있다. 그동안 '스윙보터'가 아닌 직접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이다. 여기에 반 총장이 가세할 경우 충청대망론은 더욱 탄력받게 된다. 정우택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반 총장이) 의지를 갖고 나온다고 하면 충청도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의 대권 도전까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여당 내 비박계의 움직임이 관건이다. 비박계는 담담한 겉모습과 달리 물밑에서는 반 총장 영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김무성 전 대표가 총선 패배 이후 주춤거리자 반 총장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것이다.

한 비박계 의원은 "반 총장은 친박계만의 대권후보가 아니다"면서 "당내 경선 등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앞으로 반기문 목장의 혈투가 있을 것"이라며 여당 내부의 쟁탈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10년째인 보수정권 대한 피로도, 반 총장이 내치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찻잔 속 태풍'으로 저평가하려고 노력중이다. 야권의 유력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반 총장은 유엔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 결의안은 '사무총장 퇴임 직후(immediately on retirement) 회원국이 어떤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고 사무총장 본인이 그런 직책 수락을 삼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 총장이 올 연말 퇴임한 지 일년만에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대선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외교부는 비공식적으로 퇴임 1년 후 대선이 있는 만큼 즉시(immediately)라는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반 총장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하면 이 문제를 크게 거론할 공산이 크다.

또 반 총장이 외치는 강해도 내치 경험은 없다는 점도 야당의 공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인 경제에 대해서는 증명된 게 아무 것도 없다. 홍문종 의원이 친박 총리를 기용하는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약점을 익히 파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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