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기조연설서도 정치적 발언 자제...수위조절 들어간 듯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대권 도전을 시사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방한 이틀째인 26일 제주포럼 기조연설에 나섰지만 정치적 발언은 자제했다. 특히 자신의 발언이 과잉ㆍ확대해석됐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반 총장은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말 임기종료 후 "국민으로서 역할을 더 생각해 보겠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밝혀 그가 대권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반 총장은 이날 아침 제주 롯데호텔에서 전직 외교장관 및 전ㆍ현직 외교부 인사들과의 조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의 발언이 과잉해석됐다"는 언급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관훈클럽 발언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사실상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발언으로 큰 파장이 일자 반 총장이 수위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만남의 정치적 의미에 선을 그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포럼의 최대 관심사인 북한 문제 등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며 "그외 여러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으로 30일까지 6일간 방한 일정을 소화할 반 총장은 남은 일정에서도 어떤 '메시지 정치'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제주포럼에 이어 유엔 NGO 콘퍼런스,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 제주와 TK(대구경북) 지역인 경주ㆍ안동, 경기 일산, 서울 등을 오가는 광폭 행보에 정치권의 셈법도 빨라지고 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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