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인민무력부 통지문을 통해 5월 말과 6월 초 사이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선을 그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아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의 대화제스처 전례를 보자. 북한은 2010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언급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그해 3월 26일 천안함을 공격했고, 같은 해 11월 초에도 이산가족 상봉 회담 등 평화 공세를 이어가다 보름 후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하지만 군사회담은 필요하다. 1962년 10월, 미국의 강경파들이 소련과 전면전을 선포했다. 미국이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 중'이라는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쿠바 영공에 U-2정찰기를 보냈지만 소련제 대공미사일에 맞아 격추됐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과 군사적대화를 시도했다. 결국 소련은 철수를 발표하고 위기는 14일 만에 끝났다.
군사회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미국과 소련의 회담에서 보듯 군사회담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일 수도 있다. 군사회담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에 반해 우리 군은 회담 전문가가 부족하다.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교체되다보니 김영철이 군사회담에서 과거회담의 사례를 들며 따져 물으면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남북군사회담을 위해서는 담당자를 군 정기인사와 보직배치 때마다 바꾸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긴장감에서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쿠바의 전례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 군사적 대응 외에 군사회담 테이블에서 남북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도 평화를 위한 한 방법일 것이다. 북한의 전문적인 회담전문가를 상대할 인재가 필요한 이유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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