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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그 섬, 소록인은 있고 한센인은 없다

최종수정 2022.03.28 14:35 기사입력 2016.05.03 11:03

일반인 95% 나균 면역 있어, 한센병 양성자도 처방약 먹으면 전염력 사라져

▲병원 본관 옥상에서 내려다 본 소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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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립소록도병원이 100년을 맞았습니다. 1916년 소록도에 소록도자혜의원이 설립됐습니다. 1982년 국립소록도병원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곳에 우리의 또 다른 이웃이 살고 있습니다. 한센병 회복자(소록도 어르신들)들입니다.

지난 4월26일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았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립소록도병원의 아픔과 현재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먼 바다에는 배 몇 척이 떠 있었습니다. 온갖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래된 적송은 늘 그곳에 있었다는 듯 깊은 자태를 뽐냈습니다. 짙은 초록으로 소록도는 '100년의 기억'을 간직한 채 불어오는 바람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소록도에 '한센인'은 없다=현재 국립소록도병원의 직원은 190명, 소록도 어르신들은 540명입니다. 이중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50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평균연령은 75세입니다. 아픔이 없을 수 없는데 소록도 어르신들의 표정은 매우 밝아 보였습니다. 한센인은 '나균'에 감염돼 한센병을 앓고 있는 이를 지칭합니다.

현재 소록도에는 한센병 양성자가 있긴 합니다. 양성자임에도 이들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리팜피신'이라는 처방약을 먹으면 2~3일 안에 전염성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또 일반인 100명중 95명 정도는 나균에 대한 면역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형철 국립소록도병원장은 "리팜피신으로 양성자들의 감염력이 없어지고 정상인의 경우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나균'에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록도에 있는 사람들을 과학적으로 말한다면 '한센인'이 아니라 '한센병 회복자'라 불러야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들은 '한센인'이란 호칭을 사용합니다.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은 "사회적으로 한센인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반화돼 있는데 엄격히 말해서 소록도 어르신들은 한센병을 앓고 회복된 분"이라며 "소록도 어르신이라고 불러주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센병은 낫는다'고 강조한 중앙공원의 하얀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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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합병증=한센병에 걸려 치료되더라도 다양한 합병증이 찾아옵니다. 인지장애(치매), 우울증, 안면마비는 물론 순환기, 근골격계, 만성감염 등 다양합니다. 소록도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의 10명중 6명 정도는 1, 2급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센병으로 고통 받고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죠. 소록도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곁에 같이 있을 수 있는 '친구'인 셈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김병인 할아버지(92). 김 할아버지는 자신이 이곳에 온 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김 할아버지는 "18살 때였어. 1946년 1월16일 소록도에 왔어. 잊어버릴 수가 없지"라고 말했습니다. 김 할아버지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세상이 확 바뀌었다"며 "1946년에는 감시도 당하고 먹을 게 없어 배가 고팠던 시절이었다"고 먼 옛날을 떠올렸습니다.

'독도 할매'로 통하는 명정순 할머니(82)도 만났습니다. 명 할머니는 유독 목소리가 컸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은 이유도 있는데 무엇보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멋지게 부르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질문에 답한 명 할머니는 "내가 '독도 할매'가 맞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명 할매는 "1962년에 소록도에 왔는데 그때는 그나마 살만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명 할매는 "(소록도는)내 집이자 고향"이라며 우렁찬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들려줬습니다.

◆"치료됐는데도 가족이 거부할 때 마음 무너져"=소록도에서 43년을 봉사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마리안느 수녀도 만났습니다. 2005년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던 마리안느 수녀가 '소록도 100주년'을 맞아 잠시 우리나라를 다시 찾았습니다. 수녀는 1962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마리안느 수녀는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한센병이 나았는데 (가족이 거부해) 집에 가지 못했던 분이 있었는데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소록도에는 한센인에 대한 차별과 천대 등 아픔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1935년 만들어졌던 '감금실'입니다. 병원본관에서 나와 중앙공원으로 가는 중간에 감금실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한센병을 앓고 있던 남녀를 감금시킨 것은 물론 강제로 단종시키는 등 인권유린이 악랄했던 곳입니다.

▲마리안느 수녀(왼쪽)와 정진엽 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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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100년을 기억하다=국립소록도병원이 '1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한센병박물관이 건립됩니다. '100년의 기억을 만나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기념관 박물관은 'SOrokdo NAtional Hansen MUseum)'의 첫 글자로 따 '소나무(SONAMU)'로 정했습니다. 복합문화센터도 만들어졌습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사를 거쳐 체육관동 등이 들어섰습니다. 중앙운동장의 잔디구장 조성됩니다. 이 시설을 통해 소록도 어르신들이 체육 활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박형철 병원장은 "국립소록도병원은 백년의 숨결을 지니고 있고 앞으로 천년의 입맞춤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행복을 위한 동행에 손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정 장관은 "국립소록도병원이 소록인을 위해, 이들의 행복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소록도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이 드셨다"며 "이 분들이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국립소록도병원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록도 중앙공원에 위치한 하얀 탑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한센병은 낫는다'라고.

▲국립소록도병원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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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소록도병원은

1916년 2월24일 소록도자혜의원이 설립됐다. 1934년 소록도갱생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중앙나요양소(49년), 소록도갱생원(57년), 국립나병원(68년) 등으로 불리다가 1982년 국립소록도병원이 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한센병에 대한 진료사업이 중요 업무이다. 한센병에 대한 진료기술 수준의 향상을 위한 조사와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센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후생 과 복지사업도 추진한다. 한센인의 자활정착을 위한 지도와 지원도 이어진다. 소록인을 돌보는 자원봉사자의 교육과 관리사업도 병행한다.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는 국립소록도병원에서 43년의 봉사활동을 추억하며 "나는 그냥 (소록도) 곁에 있었던 친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좋은 친구로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소록도에는 마리안느 수녀 말처럼 동정심으로 쳐다보는 것이 아닌 '친구'가 절실한 시설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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