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보고 입어보고…경험으로 쇼핑 만족도 높여
기술적 진화와 고도의 마케팅 전략 필요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직장인 A씨는 출퇴근 길 휴대전화를 통해 봄옷을 고른다. 주중엔 일을 해야하고, 주말엔 아이를 돌봐야 해서 따로 쇼핑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고심한 끝에 물건을 고른 뒤, 조금 일찍 퇴근하는 날 직장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서 실제로 착용을 해 본 뒤 서둘러 귀가한다. 벌써 몇 개월 째 본인의 물건은 이런식으로 구매하고 있다.
주부 B씨는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샀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이 여러번이다. 어깨가 평균보다 조금 넓은 본인의 체형 때문에 여간해서는 기성복이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B씨는 최근 잠실에 위치한 한 홈쇼핑 업체의 오프라인 스튜디오를 방문해 제품을 직접 입어본 뒤 물건을 샀다.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만족감이 찾아왔다.
최근 이 같은 변화는 '옴니채널'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옴니채널이란 '모든 것,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접두사 옴니(omni)와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로, 온·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체계다. 소비 주체가 모든 유통 경로를 넘나들며 본인에게 가장 편한 방식으로 고르고, 경험하고, 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쇼핑환경을 최적화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최근에는 이 경계가 무너져 쇼루밍(showrooming,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 등 다른 유통 경로로 하는 것), 역쇼루밍(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후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으로 하는 것), 모루밍(morooming,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후 모바일로 구매하는 것) 형태로 변주하고 있다.
옴니채널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온라인, 더 나아가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급격한 성장 뒤에는 모바일 쇼핑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는 동시에 오프라인에 대한 향수도 발생했다. 직접 만져보고, 경험해본 뒤 마음에 들면 결제한 뒤 그 순간부터 나의 것이 되는 것. 판매자의 의견을 듣거나 추천을 받는 등의 행위를 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빠르고 저렴한 쇼핑, 동시에 경험이 가능한 쇼핑. 이 두가지 요구가 반영된 것이 바로 옴니채널이다. 모바일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때에 어느 장소에서나 물건을 고르고, 실시간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동시에 물건을 받아 볼 때에는 실제 입어보고 만져볼 수 있다. 반대로 기회가 될 때 경험해본 뒤 나중에 모바일을 통해서 결제, 집으로 받아보는 것도 가능해 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쇼핑 트렌드는 옴니채널"이라면서 "이 부분에서 기술적, 마케팅적으로 선두에 서는 업체가 시장에서 결국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정보, 즉 빅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쇼핑환경을 최적화하는 작업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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