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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높아도 집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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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 기대감 꺾여 매매심리 위축
전국 시도 중 최저 세종시만 거래 늘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매매가 대비 전셋값(전세가율)이 낮은 지역에서 이뤄지는 매매거래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이 50~60% 이상 높아질 경우 임차인이 조금만 더 돈을 보태 집을 매입하던 과거와 확연하게 다른 흐름이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세종시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57.9%로 전국 평균(73.7%)보다 15.8%포인트 낮다. 전국 17개 시도 중 최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세종시에서는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월 중 18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 전년 동월(128건)보다 52건(40.6%)이나 많았다. 2월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만822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9660건(-34%) 줄어든 상태였다.
이에 비해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광주(79.9%)에서는 매매거래가 줄었다. 지난 2월 중 1383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신고됐는데 이는 전년 동월(2788건) 대비 1405건(50.4%)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은 전세가율이 높아도 매매가 늘지 않는 것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연구개발실 부연구위원은 "전세가율이 높으면 매매전환 수요가 생기면서 매매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매매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은 지금 같은 시장상황에서는 이런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계속된 전세난에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매매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3월 66.6%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같은 해 11월 70.5%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매매거래 거래량이 대부분 10만건 이상을 유지하면서 가격도 5.2%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공급과잉 우려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또 올 2월 수도권부터 시작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 각종 악재에 최근 주택 매매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0.01% 하락을 기록하는 등 보합세를 보인 지난 2월8일 이후 7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며 전세가율 고공행진 속에서도 매매거래가 위축된 것으로 봤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를 보면 악재가 심화된 지난해 10월 7만140건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같은 해 12월 5만5874건, 올 1월 3만9695건 등이었다.

전세가율 상승의 이유로는 매매가는 그대로인데 전셋값이 오르는 경우나 매매가는 하락하는데 전셋값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포함해 다양하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모두 상승해도 전셋값 상승률이 더 크면 전세가율은 높아진다. 또 모두 하락해도 매매가 하락세가 더 큰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국 아파트는 1년 새 전셋값은 6.3% 오른 반면 매매가는 4.2% 상승에 그치면서 전세가율이 70.6%에서 73.7%로 3.1%포인트 급등했다. 전국의 전세가율 상승은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더 많이 오른 결과라는 뜻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높은 전세가율을 매매심리를 자극하는 거래의 선행지표로써 받아들여서는 위험하다"면서 "단순히 전세 수요가 많은 지역임을 나타내주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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