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인터넷은행 경영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인터넷 은행 출범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이나 현대차 등 산업자본 재벌이 은행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와 KT 같은 IT 기업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차별화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야당 쪽 정책 목표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사업자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하는 시기를 연내 혹은 내년 초로 보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카카오 지분과 K뱅크의 KT 지분은 각각 10%씩이다. 비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자는 은행 지분의 10%(의결권 있는 주식은 4%) 이상을 보유할 수 없는 현행 은행법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투자금융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경영을 주도적으로 하려면 인터넷은행의 소유구조를 깔끔하게 정리해줘야 한다"면서 "국회 구성이 달라져도 오랜 시간이 걸릴 사안이 아니므로 연내 통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던 정무위 야당 간사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대 국회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김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해 20대에 출마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은행법 개정안에 대해 은산분리의 원칙을 훼손한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금융위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벌 은행' 우려를 막기 위해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에 일부 제한을 두는 것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 발의안은 대기업집단을 제외하고 50%까지, 김용태 의원 안은 대기업집단도 동일하게 50%까지 지분 소유를 허용하되 대주주 신용공여는 금지토록 하는 내용이다. 김용태 의원 안이 통과돼야 카카오와 KT가 모두 대주주로서 경영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10대 혹은 20대 그룹, 총수가 있는지 여부 등 다양한 예외 옵션들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위도) 산업자본에게 무제한으로 열어주자는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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