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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수출]가발 수출하던 그 한국 맞나?…50년만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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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50년 전인 1960년대만 해도 해외에 내다 팔 물건이라곤 고작 가발이나 합판 뿐이었다. 지금은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등 주후장대한 제품은 물론 휴대폰,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제품들까지 주력 수출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 수출의 13대 수출품목을 보면 지난해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은 반도체로 629억16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어 일반기계(467억6200만달러), 자동차(457억9400만달러), 선박류(401억700만달러), 석유화학(377억91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6위부터 10위는 휴대폰·휴대폰부품 등 무선통신기기(325억8700만달러), 석유제품(320억200만달러), 철강제품(302억100만달러), 평판디스플레이(296억5700만달러), 자동차부품(255억5000만달러) 등이 차지했다.

최근 급속하게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제품들도 있다. 화장품은 지난해 24억39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려 전년에 비해 무려 53.1%나 늘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51억5100만달러로 25.0%,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35억200만달러로 26.6%의 수출증가율을 보였다.

1960년대만 해도 주요 수출품은 합판, 가발, 철광석 등이었다. 합판의 경우 1957년 주한유엔군에 납품한 것을 계기로 1961년부터는 본격적인 해외수출을 시작해 1968년에는 6800만달러 어치나 해외에 팔았다. 이는 당시 총수출의 10%가 넘는 수치다.
가발도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본격화 해 1970년에는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했다. 미국 영화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가발을 쓰는 유행이 번진 덕분이지만, 이 유행이 퇴조하면서 가발산업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1970년대에는 섬유와 신발 산업이 전성기를 누렸다. 섬유 수출은 1973년에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했다. 당시 국산 라디오와 흑백TV가 개발되면서 전자산업도 급성장했다. 1970년대 국내 TV 보급률이 60%를 넘어섰고, '전축'으로 불리던 오디오의 내수·수출도 본격화 됐다.

포스코(옛 포항제철)도 1968년 설립된 이후 국내 기계, 조선, 자동차 등 산업도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정주영 고 현대그룹 회장이 1970년 조선소를 건설하기도 전에 26만t급 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하면서 선박 수출 역사를 다시 썼다.

이처럼 중후장대형 산업과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반도체·컴퓨터·휴대전화 등 현재 주력 수출품들은 이 시기부터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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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983년 세계 3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 반도체의 기술력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8년 9월 서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첫선을 보인 국산 1호 휴대전화 '삼성 SH-100'은 전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리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자동차 수출도 1980년대부터 급성장했다. 현대자동차는 1976년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이후 1982년에는 포니2를 출시해 해외시장을 두드렸다. 엑셀은 1987년에 미국에서만 26만대가 판매되며 현지 수입소형차 시장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주력 수출품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했고, 1993년에는 메모리반도체 부분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256M D램과 1G D램을 잇달아 개발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다.

현대·대우·삼성 등 조선업체들도 세계 1위 일본을 제쳤다. 이들 3사는 수주량에서 세계 1~3위를 차지하며 한국을 '조선강국'으로 발돋움시켰다. 휴대폰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단말기를 개발하며 미국 모토롤러, 핀란드 노키아 등과의 경쟁에 들어갔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의류·신발 산업은 각광을 받았다. 1990년 의류 수출은 76억달러에 달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7%에 달했다. 이듬해에도 71억달러 어치가 수출돼 1위를 유지했지만, 1992년에는 반도체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65억달러)로 밀려났다. 1995년엔 2위 자리마저 자동차에 내주며 8위(47억달러)로 떨어졌고, 1997년에는 10대 수출품목에서 사라졌다.

신발은 1990년 43억달러로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1991년 5위, 1992년 6위, 1993년 10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인조장섬유직물은 2000년부터, 음향기기는 1995년부터 각각 10대 수출품목에 들지 못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본격화 된 지난 50년 간 수출은 한국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다"면서 "지금은 미래 한국을 먹여살릴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 데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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