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장기화로 법·정책에 업계 의견 반영 안 될까 걱정"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신임 회장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협회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며 회원사의 입장을 대변할 뿐 아니라 주거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제도를 바꾸기 위해 많은 관계자들과 고민을 나눠야 하고 상충되는 건설회사간 요구를 조정할 경우도 적지 않아 회장 자리는 마냥 좋은 자리만은 아니다. 더욱이 대형 건설사의 대표이사 등 주요 직책을 겸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설업의 트렌드가 국내 주택 분야에서 해외수주로 옮아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협회장이 명예롭고 중요한 자리이긴 하지만 건설회사에서 주택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면서 "수시로 해외 현장을 챙겨야 하는 전문경영인이 회장을 맡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부회장들이 거론되고도 있으나 역시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회장으로는 태기전 한신공영 사장(수석),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 차천수 진흥기업 사장, 유인상 협회 부회장 등 4명이다. 이사로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등 19명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택 시장이 심상치 않은 데다 총선까지 맞물린 상황"이라며 "협회장 자리를 오래 비워두게 되면 자칫 법·제도 개선을 건의할 타이밍을 놓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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