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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밥] 솔, 정구지, 새우리, 나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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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전라도에서, 경상도에서, 제주도에서 나는 부추가 다 모양은 같은데 부르는 이름이 다른 것이 참 신기하다. 이런 걸 보면 우리말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전라도 사람이 경상도 시장에 가서 ‘솔좀 주세요.’ 하거나,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 가서 ‘정구지좀 주세요’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그래도 솔이나 정구지는 근래에는 사투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제주말로 부추가 ‘새우리’인 것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지역 방언 이외에도 부추는 기양초(起陽草)라고도 하는데, 남자의 양기를 돋워 주는 풀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추를 먹으면 일할 생각도 안 하고 성욕만 생겨 게을러지기 때문에 ‘게으름뱅이 풀’이라고도 한다. 또, 베어내고 베어내도 잘 자라는 왕성한 생명력 때문에 풀에는 나는 젖이라 하여 ‘초종유’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니, 부추의 이름은 참 많기도 하다.


돼지고기 부추전

돼지고기 부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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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는 3~5월이 한창 제철로 지금 먹어야 하는 봄철 채소이다. 겨우내 움츠려있던 몸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봄철에 체력증강 효과가 뛰어난 봄 부추를 먹어야 한다. 옛말에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고, 그 해 처음 나온 부추는 사촌에게도 나눠주지 않고 혼자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부추의 효능은 아무리 반복해도 부족하지 않다. 비타민A, C, E가 풍부하며, 비타민B1의 흡수를 돕고 혈액을 정상화하며 세포에 활력을 주는 알리신이 들어 있다. 체력이 떨어져 밤에 자는 동안 식은땀을 흘리거나 스태미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부추즙을 내어 마시거나 부추탕을 만들어 마시면 효과가 있다.


부추겉절이

부추겉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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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를 이용한 요리도 매우 다양하여 죽, 전, 무침, 즙 등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예부터 부추를 오덕(五德)을 갖춘 채소라고 하는 이유는 날로 먹고, 데쳐 먹고, 절여 먹고, 오래 두고 먹고, 매운 것이 일관해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추가 잘리고 또 잘려도 또 자라나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이유는 우리가 맘껏 데쳐 먹고, 절여 먹고, 무쳐 먹고, 지져 먹기 위함이 아닐까. 부추의 다양하고 재미난 이름만큼이나 효능도, 활용도도 무궁무진한 부추를 활용해 맛있는 봄 밥상을 차려보자.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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