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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재현…충남 구제역 확산, 방역은 물 건너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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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충남) 정일웅 기자] 충남지역의 구제역 악몽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일각에선 구제역이 ‘큰 이슈에 묻혀 상대적으로 관심 받지 못한다’, ‘구제역 대처가 안일하게 이뤄지는 것 아닌가’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13일 충남 논산 소재 5개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 확진돼 돼지 5000여 마리가 살처분 됐다. 구제역은 지난달 17일 공주, 천안 지역에서 발생한 이후 한 달 사이 총 10개 농가로 확산된 상태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확진된 농가의 소재지는 공주·천안·논산 등으로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총 1만2000여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 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충남에선 이전에 발생·확산됐던 구제역의 전례를 떠올리며 ‘악몽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0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 사이 366건의 구제역 발생으로 키우던 가축 46만여 마리를 살처분 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다. 지난해 충남에선 70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3만여 마리의 가축이 애꿎게 암매장되기도 했다.
구제역 발생 및 확산에 따른 파장은 해당 농가는 물론 인접한 곳에 위치한 농가와 주변 시·도까지 긴장시킨다. 가축 살처분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지역 이미지 실추, 추가 확산 가능성에 따른 우려감이 뒤섞이면서다.

실례로 2010년 구제역 확산 당시 충남도내 농가에 지급된 농가 보상비는 1450억원에 이르며 주변 도시와의 경계선(방역 차단선) 강화 등에 따른 시·도간 이동인구 감소로 유·무형적 피해를 입기도 했다.

충남 홍성군에서 농가를 운영하는 정모씨(57)는 “지금껏 직접적인 피해를 본적은 없지만 도내에서 구제역이나 광우병 등이 재발할 때는 항상 긴장하게 된다”며 “언제 어느 지역까지 확산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허탈해 했다.

또 “구제역 농가를 중심으로 한 차단막 설정, 소독, 가축 살처분 등 때마다 이뤄지는 방역작업이 의례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며 “정작 구제역을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것은 불가능한지 왜 해마다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혀를 찼다.

최근에는 충남지역 농가 가축들의 구제역 바이러스 항체 형성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방역당국이 백신접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실제 올해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가축은 평균 40%미만의 항체 형성률을 보여 충남지역 평균 항체 형성률 75.0%보다 35%포인트 이상 간격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시민들도 충남지역의 계속된 구제역 발생과 방역당국의 미흡한 대처(백신접종) 등을 꼬집었다. 온라인상의 한 네티즌(kmgu****)은 “매년 구제역으로 사회적 손실이 커져가는 데 정부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등 대처에 미흡하다”며 “구제역이 발생하면 단순히 매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네티즌(alex****)은 “매년 발생하는 구제역으로 농가의 손실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다는 생각이 든다”며 “농가에 구제역 예방 매뉴얼을 보급, 구제역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는 구제역이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하면서 비슷한 사례가 연거푸 반복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sim1****)은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뉴스 등에 묻혀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살처분 된 사체가 지금도 썩지 않고 물과 땅을 오염시키며 강하류를 통해 사람들 곁으로 가고 있는데…매몰지의 현재 모습이 걸개그림으로 걸려야 깨어있다고 생각하는 단체들이 국가재난 운운하며 떠들어 댈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



충남=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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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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