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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시설 지정? 서울시, 탈선 통제 어려워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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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텍 르포③

지난해 인구 8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6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고령인구는 여가활동시간으로 하루 중 7시간16분을 사용하며 5년 전에 비해 7분 정도 증가했다. 노인들이 여가 생활을 위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인 '성인 콜라텍'을 집중 취재해봤다.

서울 영등포의 한 콜라텍.

서울 영등포의 한 콜라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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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부애리 기자]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선 지난해 5월 콜라텍을 빌려 어버이날 행사를 진행했다. 단순 후원만을 받는 의존적인 노인상이 아닌 즐길 줄 아는 노인들의 당당한 신(新)노인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어르신들이 한자리에 모여 춤추고 노래하는 행사였다. 행사 당일 1000여명의 노인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올해도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이와 같은 콘셉트로 콜라텍과 비슷한 장소를 빌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혜영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과장은 "십여년 전만 해도 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엔 오히려 가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어르신들이 갈 수 있는 놀이 문화 공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요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콜라텍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청소년층을 겨냥해 술을 팔지 않는 무도장 형태로 시작했지만 2000년대 들어 청소년의 관심이 시들해진 후 사업의 성격이 바뀌었다. 노년층을 위한 성인 콜라텍으로 변모한 것이다. 초반에만 해도 성인 콜라텍은 '춤바람' 난 사람들이나 가는 불건전한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 노인들에게 콜라텍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회적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곳에서 노인들은 댄스를 운동으로 즐긴다. 20여년째 매일 콜라텍을 찾는 박모(83)씨는 "요새 자식들은 집에 있는 것보다 나가서 친구도 사귀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콜라텍에서 춤추다보면 우울증도 극복할 수 있다"고 콜라텍 문화를 치켜세웠다.

콜라텍 입장료는 첫 문을 연 초반부터 지금까지 1000원을 유지했다. 노인들의 가벼운 지갑 사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콜라텍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10여년간 서울 종로에서 콜라텍을 운영한 이관우 대표는 입장료 1000원으로는 800여평이 넘는 콜라텍 시설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에어컨과 같은 냉방 시설까지 가동하면 전기세가 월 600만원 가까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대표 "우리는 365일 내내 쉬는 날 없이 명절에도 열고, 설 연휴 땐 방문한 어르신들에게 떡국을 끓여주기도 했다"며 "콜라텍 협회에서 입장료를 2000원으로 올리려고 하지만 노인들을 생각하면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콜라텍 운영자들은 콜라텍을 노인 복지시설의 하나로 지정해 일부 재정 지원을 해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성인 콜라텍의 이미지가 예전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긴 하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청소년 콜라텍이 문제를 빚었던 것처럼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콜라텍은 고시원, 산후조리원 등과 같이 행정기관의 인·허가를 받지 않고 세무서 등록만으로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자유업종이다. 이영우 서울시 어르신복지과 어르신정책팀장은 "콜라텍은 관리 주체가 모호해 현재로선 통제할 방법이 없다"며 "여러 사건의 발생 소지도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복지 차원으로 지원을 논의하는 것이 이르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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