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 신흥국 경제 불안, 중국 성장률 둔화 등으로 추운 날씨만큼이나 어려운 수출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수출이 급감하면서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수입국이나 수입자 자금사정 악화에 따른 무역보험사고는 급증하고 있다.
우리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대로 무너져 내릴 것인가? 아니면 멋진 반전 드라마가 펼쳐질 것인가? '산지박' 다음 괘가 궁금해진다.
주역의 제24괘는 지뢰복(地雷復)이다. 제23괘 '산지박'에서 맨위 양효(―)가 땅(地) 밑으로 내려와 밀알이 되어 새 생명으로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이후 이 밀알이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게 되는 '희망'의 괘다. '산지박'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기에 '지뢰복'으로 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희망(―)이 결실을 맺어 상단의 음효(- -)들이 점차 긍정의 양효(―)로 바뀌게 될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맨 마지막 남은 것도 '희망'이다. 온갖 재앙에 맞설 수 있는 최후의 보루!
대외변수는 산지박괘와 같이 우리가 바꾸기 힘든 운명적인 것이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될지 아니면 희망적인 국면으로 전환될 지는 결국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주역에서는 절망(산지박) 다음에 희망(지뢰복)을 배치했다. 극복 못할 운명은 없다는 의미다.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 '길은 걸어가면서 만들어 진다(장자)'.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어느 길로 가야 할까? 지금의 비상상황은 '산지박'이 '지뢰복'으로 뒤집힌 것처럼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와는 다른 길을 개척해 가야 한다.
크고 튼실한 씨앗도 천재지변을 매번 피해갈 수는 없다. 작은 씨앗이라도 많이 뿌려야 일부가 살아남아 번식하게 된다. 일부 대기업 주도형 경제는 위험하다.
도처에 널린 빛을 소중한 녹색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은 생태계 최말단의 식물이다. 마찬가지로 혁신적인 상품이나 아이디어는 중소기업의 몫이다. 대기업은 관료주의적 특성으로 혁신에 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도, 중국의 샤오미, 알리바바도 중소기업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혁신적인 중소기업이 커갈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금융기관은 담보와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에서 벗어나 성장가능성을 보고 한국형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발견하고 키워갈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인내하고 기다리면 봄은 오기 마련이다. 모두가 절망할 때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소중한 꿈나무 중소기업을 키워 나가야 한다.
오주현 무역보험공사 경기북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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