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투자 거물들 잇따라 회동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같은 비밀 모임 소식을 전하며 이 자리에 블랙록·피델리티·뱅가드·캐피털 그룹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대형 투자운용사들의 대표가 참석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이들의 비밀 모임이 지난해 8월 처음 이뤄졌으며 지난달에도 JP모건 체이스의 뉴욕 본사에서 피델리티의 애비 존슨, 블랙록의 래리 핑크, 캐피털 그룹의 팀 아머 등이 만났다고 전했다.
FT는 이들 투자 거물들이 모인 이유는 기업과 주주들 사이에 최선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결론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 몇 개월 내에 이번 모임의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또 자산운용사들이 최선의 기업지배구조가 어떠한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결론을 내기를 원하지만 성명 내용에 자신들이 언급되는 것은 꺼려한다는 내부 분위기도 전했다.
주주 행동주의자들은 단기 수익에 집착한 나머지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 활동을 차단하는 등 주주 행동주의자들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마디로 주주 행동주의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델처럼 일부 기업들은 주주들의 귀찮은 요구를 참지 못 하고 아예 비상장사로 전환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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