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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산업 '회계절벽' 막는다…새 회계기준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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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사업장별 진행률·미청구 공사 등 공시해야…"원안보다 후퇴" 비판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올 회계연도부터 조선ㆍ건설 등 수주 산업에 속한 기업은 사업장별로 진행률, 미청구 공사, 공사 미수금 등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대규모 '회계 절벽'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일반기업회계기준 변경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이 내놓은 '수주 산업 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의 후속 결과물이다.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원가 기준 투입법(이하 투입법)'을 적용하는 기업은 사업장별로 진행률, 미청구 공사, 공사 미수금, 충당금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이전에는 회사 전체의 누적 공사 수익과 원가, 미청구 공사 등의 합계만 공시하면 됐다. 12월 기준 결산 법인은 올해 1분기 보고서부터 새 기준에 따라 사업장별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투입법은 공사 투입 원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진행률에 따라 공사 수익을 회계 장부에 계상하는 수주 산업 특유의 회계처리 방법이다. 예를 들어 대형 선박이나 대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실제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실제 계산하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에 특정 시점까지 투입된 원가를 공사 예정 원가로 나눠 공사 진행률을 계산한다.

이 같은 회계처리로 그간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공사예정원가 추정치 증가분을 적절한 시점에 반영하지 않으면 공사 진행률과 공사 수익이 부풀려지고 미청구 공사ㆍ공사 미수금 등이 과대 계상되기 때문이다. 이후 과대 계상된 미청구 공사ㆍ공사 미수금 등이 일시에 손실에 반영되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주 산업 특유의 회계 추정과 잠재 리스크 정보를 공사별로 공시해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수주 산업 회계정보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시 마련한 원안보다는 다소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사 손실 충당부채와 공사 손익 변동금액을 사업장별 세부 공시대상에 포함하려고 했지만 결국 영업 부문별 합계액만 공시하도록 했다. 영업 비밀인 원가를 역산해낼 수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발주자와 수주자가 계약할 때 비밀ㆍ비공개 합의를 했다면 공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생겼다. 계약에서 비밀ㆍ비공개 사항으로 규정하고 계약 당사자가 특정 항목의 공시를 동의하지 않아 해당 항목의 일부나 전부를 공시하면 기업에 현저한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비밀 계약을 이유로 공시하지 않을 때는 내ㆍ외부 감사 과정에서 이에 대한 합리적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예외 범위가 특정되지 않아 본래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은 계약별 공시 예외 조항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내부통제 절차를 거쳤는지 등을 공시해야 한다"며 "기업이 제시한 공시 생략 근거에 대해서는 내ㆍ외부 이해 관계자들의 확인ㆍ감사ㆍ감리ㆍ감시장치가 아래와 같이 마련돼 있어 공시 예외 조항이 타당한 근거 없이 함부로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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