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밥먹듯 폰 바꾸는 나라의 '중고폰 한류'

최종수정 2016.01.20 14:11 기사입력 2016.01.20 14:10

댓글쓰기

중고폰 수출액 한해 2400억
1000만대 매물 중 80~90% 해외로
홍콩서 분류·수리 후 재수출…베트남 중동 등서 10~30만원에 거래
단통법 영향으로 국내 시장도 커져
대기업·우체국도 중고폰시장 진출


밥먹듯 폰 바꾸는 나라의 '중고폰 한류'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안하늘 기자] 회사원 전 모씨(45)는 직업 특성상 저녁 술자리가 잦은 편이다. 한번 마시면 2차, 3차는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작년에만 잃어버린 휴대전화(스마트폰)가 2대나 된다. 매번 수소문을 해보지만 행방이 묘연하다. 며칠 후 위치 검색을 해보면 스마트폰은 엉뚱하게도 해외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택시나 길거리에서 주운 휴대전화를 돌려주는 미덕이 사라졌다. 고가의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나온 세태다. 피처폰(일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암암리에 거래가 된다.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경우 20∼30만원을 호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폰 거래 시장이 형성됐다.

분실폰으로 시작된 중고폰 시장이 양성화되는 양상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이 중고폰 시장을 형성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보조금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폰을 부담없이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14년10월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1∼2년 지난 중고폰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생겼고, 시장도 형성됐다.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폰 수출도 늘었다.

◆중고폰은 수출역군 = 지난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신규 개통된 휴대폰은 1850만대다. 업계에선 이중 1000만대 가량이 중고 시장에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80∼90%가 수출되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수출실적이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2014년 국내 중고폰 수출 규모는 2억달러(2400억원 상당)다. 2012년 5500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규모가 2년새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중고폰 수출은 2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폰 수출은 직거래보다 중간 단계를 거친다.

우선 수출물량의 70% 정도가 홍콩으로 보내진다. 홍콩에서 분류와 수리과정을 거친 후 중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재수출된다. 이렇게 해서 수출된 중고폰은 동남아 시장에서 보통 10만~3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산 중고폰은 현지에서 이통사 유심(USIMㆍ범용가입자인증모듈)만 갈아 끼우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이통사들은 휴대폰의 국가잠금장치(Country lock)를 설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휴대폰 교체 주기가 짧고 다른 나라에 비해 사양이 좋아 해외에서도 한국산 중고폰의 인기가 좋다.

인기가 좋다보니 외국인이 한국에서 직접 중고폰을 구입한 후 현지에 전달하는 보따리상도 등장했다. 보따리상은 밀수출이라는 점에서 중고시장을 혼탁하게 할 수 있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고폰 시장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형사업자의 중고폰 시장 진출이나 중고폰협회 설립 등이 불법적인 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말기유통법으로 커진 국내 중고폰 시장 = 경제적 이유로 신형 폰보다 중고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1∼2년 지난 중고폰의 성능이 신형폰에 뒤떨어지지 않는 만큼 중고폰을 구입하는 사람이 과거에 비해 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대기업들이 속속 중고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부터 우체국 인터넷몰을 통해 중고폰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우정사업본부는 중고폰 수출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가 매입한 중고폰만 28만대에 달한다.

KT는 자회사인 KT링커스를 통해 중고폰 사업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중고폰 매매 및 수출을 직접 하겠다는 전략이다. SK C&C는 지난 2014년부터 중고폰을 매입, 해외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중고폰 시장이 형성된 것은 또다른 소비 트렌드"라며 "자원낭비 및 관세 등 세금을 감안, 종합적인 중고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음성적으로 형성된 중고폰 시장을 양성화시키면 중고폰도 수출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