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나주석 기자]


1.국회법 파동…유승민 사퇴

공무원연금개혁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 은 6월 내내 정치권을 달궜다. 여야 합의로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내용의 법안을 처리했는데, 이 때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정면 충돌한 것이다.


청와대는 "국회가 행정부의 고유한 시행령 제정권을 건드리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고 새누리당 지도부는 "법령과 시행령의 문제는 대법원에서 판단할 일 "이라며 "삼권분립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맞섰다.

여야의 설명에도 청와대가 뜻을 굽히지 않자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결국 중재안을 마련해 6월 중순 정부로 법안을 이송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달 25일 끝내 거부권을 행사 하면서 당청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특히 박 대`통령이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를 겨냥해 "여당 원내사령탑이 경제살리기에 협조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질타하면서 긴장은 정점에 달했다. 유 원내대표는 결국 7월8일 국회법 파동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유 원내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해 강한 여운을 남겼다.



2.성완종 자살…이완구 사퇴


4월9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의혹 등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앞둔 상태였다. 그는 이날 새벽 유서를 남긴 채 잠적했고 같은 날 오후 북한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치권의 애도로 그칠 뻔했던 그의 죽음은 그 다음날 한 언론이 생전 인터뷰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메가톤급 태풍이 됐다.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소위 '실세'에 금품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것인데, 그 대상이 현 정부 실세들이었다. 특히 그의 옷 호주머니에서 '금품 메모'가 발견되면서 여당은 벌집 쑤신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4·29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광주 지역 유세에 나섰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소식을 듣자마자 오후 일정을 취소한 채 급거 귀경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 리스트와 인터뷰의 직격탄을 맞은 대상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였다. 당시 이 총리는 '선거사무소에서 선거자금을 전달했다'는 언론보도와 맞물려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여기에 잇단 말실수로 인해 끝내 물러나고 말았다.



3.공무원연금개혁안 통과


재직중 연금보험료를 더 내고 퇴직 후 덜 받는 내용의 공무원 연금개혁안이 5월29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0월2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대 표 발의한지 7개월 만이다.


연금개혁의 핵심은 공무원이 받는 연금액의 비율인 지급률을 20년에 걸쳐 현행 1.9%에서 1.7%로 낮추는 반면, 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인 기여율은 5년에 걸쳐 7%에서 9%로 높이도록 했다. 또 연금 지급액을 5년간 동결하고 연금지급시작 연령을 2010년 이전 임용자도 60세에서 65세로 늦추는 내용도 포함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번째로 국회를 통과한 개혁과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과 금융, 연금 등을 구조개혁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특히 정부와 국회, 전문가, 공무원노조까지 전부 참여하는 사회적대타협기구를 가동해 만든 성과라는 점도 눈에 띈 부분이다. 새누리당은 당시 논평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대화와 양보로 이뤄낸 사회적 대타협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후 야당의 요구사항인 공적연금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에 설치돼 가동됐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조용히 종료됐다.



4.정치원로 잇단 별세, YS-이만섭


올해에는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인 원로 정치인들이 잇달아 운명을 달리했다. 민주화운동의 큰 별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11 월22일 향년 88세 일기로 서거한데 이어 12월14일에는 의회민주주의자인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별세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는 임기 말 찾아온 IMF 외환위기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서거직후에는 민주화의 상징이자 취임 직후 단행한 금융실명제, 군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 5·6공화국 비리 단죄 등이 부각되면서 재조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김 전 대통령이 발굴한 정치인들이 조문기간 동안 내내 빈소를 지키는 등 서로 YS의 적자를 자임 하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YS의 빈소는 상도동계와 고 김대중(DJ)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화합하는 장이 됐다.


이 전 국회의장은 8선 의원으로 국회의장을 두차례 역임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날치기 통과는 안된다는 신념을 실천했으며 국회의장 가운데 당적을 이탈한 첫 주인공이기도 하다.



5. 4월 재보궐 여당 압승


새누리당은 4월29일 전국 4군데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 서울 관악을, 인천 서ㆍ강화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을 가운데 광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리한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수도권 3곳은 물론, 텃밭인 광주 서을 마저 무소속인 천정배 의원에게 빼앗기면서 전패의 쓴 맛을 맛봤다.


새누리당의 재보궐선거 압승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선거 자체만 놓고 보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여당 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됐다는 어려운 상황에서 치른 선거였고 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관악을에서는 무려 27년 만에 당선인 을 배출했다는 점이 큰 성과다. 성남 중원도 야당 의원이 차지한 곳이었지만 탈환했다.


또 정치적으로는 집권 후반기를 준비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덜었고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내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었다.


이외에 각각 서울 관악을과 성남 중원을 지원유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내년 총선을 미리 연습해 보는 계기가 됐다.


여당의 압승은 당시 여야가 밀고당기기를 하던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6.새정치연합 내분…안철수 탈당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잇다른 탈당으로 인해 분당위기에 놓였다. 위기가 본격화 된 것은 올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이었다. 안 의원 탈당 이후 공식적으로 탈당한 의원만 6명이다. 궁극적인 논란은 문 대표의 거취 문제였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전당대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안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제안마저 당의 분열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안 의원은 탈당한 뒤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탈당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외에도 새정치연합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가능도 큰 상황이다.


이 외에도 천정배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광주서구을에서 당선된 뒤 창당과정을 밟고 있다. 박주선 의원도 9월 탈당해 창당작업 중이다. 뿐만 아니라 박준영 전 전남지사 역시 창당 작업이 진행중이다. 새정치연합에서 빠져 나온 정치세력이 각각 군웅할거 양상을 보임에 따라 내년 총선은 일여다야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7.김영란법 통과


올해 3월3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 9월부터는 공직자와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종사자 등은 금액 이상의 금품을 받을 경우 과태료를 내고, 직무 연관성과 무관하게 같은 사람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이상 받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했다.


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김영란법은 여전히 논란중이다. 당초 원안에 비해 입법 내용에 언론인 등이 포함되면서 언론자유, 평등권 등의 대해 논란이 벌어졌다. 현재 김영란법은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가 논의중이다. 이외에도 애초에 김영란법 원안에 담겼던 이해충돌방지조항이 처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국회는 올해 상반기에 논의해 입법절차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감감 무소속이다.


최근에는 김영란법 시행령에 농수산물을 넣는 문제로 논란중이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선물 등에 사용되는 농수산물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예 김영란법을 개정에 농수산물의 경우에는 김영란법에서 빼자는 법안까지 국회에 제출됐다.



8.새정치연합 혁신안


4월 재보선에서 패배한 뒤 문재인 대표는 당 수습방안으로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혁신위는 당내 비판 속에서 시스템 공천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수립했다. 현역의원 20% 물갈이를 규정한 혁신안은 한국 정당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시스템 공천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당내 분란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당내 민주주의를 좀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과 리더십이 제대로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제도개혁이 제안 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혁신안은 당내 분란의 핵심이 됐다. 제도화된 현역의원 물갈이는 소속 의원들을 공포로 몰라넣었다. 안 의원 탈당도 혁신안과 관계가 깊다.


안철수 의원은 당초 당내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구받았지만 고사했다. 이후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안을 발표하자, 낡은 진보 청산 등의 핵심 혁신 내용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후 안 의원은 추가로 10대 혁신안을 제시했다. 뒤늦게 문 대표가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안 의원은 늦었다며 혁신전대를 주장했다. 시스템을 통한 현역의원 물갈이라는 원칙은 현역의원들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탈당에는 시스템 공천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 정치권에서의 일반적인 평가다.



9.안심번호 합의 후폭풍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9월2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부산에서 만나 선거구 획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이동통신사업자가 이용자의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가상의 번호를 제공해 당내 경선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조작이나 왜곡을 차단하는 내용의 안심번호를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외에도 양측은 선거제도 등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 조율을 이뤘다.


이날 협상은 양측에 윈윈게임으로 평가받았다.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는 친박계의 공세를 피할 수 있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역시 공천학살 의혹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야간 선거구 획정 합의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에서 강하게 반말하면서 합의가 틀어졌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이었을 때 의견수렴절차 없이 공천 관련 내용을 합의한 것에서부터 당내의견 조율이 없었다는 것까지 반발의 사유는 다양했다. 결국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적 소신으로 내걸었던 오픈프라이머리를 공식포기한뒤 당내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선거구 획정 논의도 후퇴해 아직까지 여야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0. 역대 최다 의원직 상실


올해에도 국회의원들이 대거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19대 국회는 역대 최다 의원직 상실기록을 세우게 됐다.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은 성폭력 혐의 등으로 의원직을 자진사퇴했다고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한명숙 전 총리는 정치자금 불법 수수로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잃었다. 지난달에는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법로비로 의원직을 잃었고, 송광화·조현룡 의원도 철도 비리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달에는 박상은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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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19대 국회는 재판에 의해서는 22명, 심 의원 자진사퇴를 합하면 23명이 의원직을 잃게됐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18대 기록을 뛰어넘게 됐다.


더욱이 박지원 의원도 대법원 판결이 진행중임에 따라 의원직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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