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대로 움직이며 시장 다독여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Fed는 이제 선진국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긴축 기조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회복과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

재닛 옐런 Fed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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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결정을 알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 성명과 재닛 옐런 Fed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도 이에 대한 배려와 의지가 잘 드러났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의 의미를 지난 7년간 계속된 비정상적인 시기를 종료시키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Fed는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25%로 고정시키며 제로(0) 금리 시대로 진입했다. 1930년대 경제 공황 이후 최대 경제적 난국으로 불렸던 금융위기 여파로 침몰 직전까지 몰렸던 미국 경제를 구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Fed가 지난해 10월 양적완화 종료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제로 금리 기조마저 종료한 것은 미국 경제가 7년여 만에 혹독한 경제위기에서 졸업했음을 공개선언한 의미다.

옐런 의장도 "이번 결정은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의 조건을 충족시켰을 정도로 충분히 회복됐고 강해졌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Fed의 금리 인상 결정에 걸림돌로 간주됐던 물가상승률 문제에 대해서도 여유 있게 대응했다. Fed는 5%대의 완전실업률 달성과 2%대의 물가상승률을 금리 인상의 전제가 되는 정책 목표로 제시해왔다. 실업률은 최근 이미 5%로 낮아지며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저유가와 기타 수입물가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밑돌고 있지만 결국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믿을 만한 근거를 보고 있다"면서 "유가의 재상승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 Fed와 옐런 의장은 샴페인을 터뜨리지는 않았다. 경제위기 탈출 선언에 들떠있기보다는 시장을 안심시켜 충격을 줄이는데 더 주력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미국 홀로 긴축으로 방향을 틀 경우 대규모 달러 자금 이탈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해왔다.


옐런 의장은 이를 감안, 기자회견 도중 "이번에 금리를 올렸어도 추가 인상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Fed가 했던 것처럼 일정시기에 기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심지어 "앞으로 물가가 예상대로 상승하지 않으면 추가 금리 인상은 유보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옐런 의장은 업무 시작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 공포에 떨고 있던 시장을 다독이며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해 8월 잭슨홀 미팅에선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급한 금리 인상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에선 "시장이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에만 너무 관심을 갖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후 진행되는 속도"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옐런 의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작은 변화일 뿐"이라면서 첫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심을 완화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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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늘 옐런의 발언에서 매파적인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Fed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 미국 뉴욕 증시가 급등하고 잠시 매도공세에 시달렸던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것도 옐런 의장이 확고하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취한 데 따른 안도감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함께 공개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점도표에 따르면 2016년 말 예상 금리 중간값은 지난 9월 FOMC와 같은 1.375%였다. 이는 내년에 분기별로 0.25%포인트씩 4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이 경제 상황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를 거듭 약속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철저히 경제상황에 따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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