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장에 선반영…머니무브 가능성 낮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9년 6개월 만에 인상하면서 국내 채권시장 등에서 자금 유출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상이 예견된 것이었고 이전부터 미국과 한국의 장기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금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금리인상 이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한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218%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하루 전인 지난 15일(현지시간) 2.269%로 이미 한국 국채 금리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한국과 미국 장기 국채의 금리 역전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과 9월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국 채권을 팔고 미국 채권으로 갈아타는 자금 이탈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애초에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한 채권은 단기물에 집중돼 있어 장기금리 역전 현상이 자금 이탈을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머니무브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재정 상태가 취약한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신흥국에 국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미국 장기 채권금리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미 상당 부분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상태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인상이 과거와는 다른 상황에서 단행됐다는 점도 장기금리 하락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현재는 미국 경제의 정점을 앞두고 금리인상에 나서는 첫번째 사례"라며 "1990년대 이후 세차례의 미국 금리인상은 모두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뚫고 올라가던 시기였으나 이번은 반대로 기준선을 하향 돌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전 같으면 금리인상을 하다가 멈춰야 하는 시기이며 따라서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마무리 단계에서 주가는 변동성이 확대되지만 채권 수익률곡선(일드커브)은 평탄화되고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외에 대다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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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 미국 금리인상은 시장에 선반영된 가운데 2년 이하 단기금리의 경우 금리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향후 긴축 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10년 이상의 장기금리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국내 채권시장 역시 선반영된 부분을 감안한다면 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변동성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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