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영시계가 멈췄다.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정운호 대표가 상습 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해외진출과 상장 작업 역시 구심점을 잃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이 정 대표 구속 이후 해외 진출 등 내년도 사업계획과 상장 등 회사의 주요 경영 일정을 무기한 미뤘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네이처리퍼블릭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여행사인 레드캡투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동대문을 근거지로 한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에 도전,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으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공식 후원사로 나서는 등 정 대표를 중심으로 대외 마케팅 활동의 보폭을 넓혀왔다.
정 대표의 구속으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가장 타격을 입게 된 것은 해외진출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브랜드숍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전개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외형 확장'에 초점을 맞춰 급격히 매장수를 늘리던 국내 사업도 당장 방향성을 잃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9월 서울메트로가 실시한 '역구내 화장품 전문매장 임대차' 입찰에 참여해 기존 미샤(에이블씨엔씨)의 매장을 포함, 총 68개 매장의 운영권을 따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을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정 대표는 이제까지 적극적인 확장정책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면서 "그러나 모든 일을 추진하던 정 대표의 부재로 상장이나 해외진출은 물론 국내 사업까지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운호 대표는 지난 2003년 화장품브랜드숍 1세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를 창립했으며, 회사 지분을 LG생활건강 등에 매각해 2000억 원 상당의 차익을 올렸다.
2010년에는 네이처리퍼블릭을 설립,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사세를 키웠으나 지난 10월 상습도박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4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오는 18일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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