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준조세]어디까지 얼마나?…정부, 정치권, 지자체, 올림픽조직위, 시민단체에도 '준조세' 납부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청년희망펀드, 창조경제혁신센터, 미르재단, 평창동계올림픽 후원금….
기업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고 있는 준조세 항목이다.
전통적인 개념의 준조세는 기업들이 연말에 내는 불우이웃돕기성금이나 태풍,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내는 수재의연금, 선거 때 정치권에 은밀하게 제공하는 정치자금 등이다.
갈수록 준조세의 항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새로 생긴 대표적인 준조세는 지난 9월 공식적으로 출범한 ‘청년희망펀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청년실업을 해소하자”면서 자신의 개인 재산 2000만원과 월급의 20%를 매월 기부하기로 하자 각계각층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억 원을 사재 출연하고, 그룹 사장단과 임원진이 50억원을 보태 250억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자 뒤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임원진이 함께 200억원을 기부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과 임원이 50억원,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과 임원이 35억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임원이 40억원 ,조석래 효성 회장 및 임원진이 20억원 등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11월 말 현재 모인 돈이 7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 말까지 100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백억 원대의 기부금과 예산을 지원했다.
지난달 문을 연 ‘재단법인 미르’라는 문화재단에도 기업들의 돈이 들어갔다. 이 재단은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를 넘어 음식과 의류,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며 정부가 주도해 세운 조직이다. 정부가 세운 조직이지만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16개 기업이 486억원을 출연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8730억 원을 목표로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삼성이 1000억 원을 내기로 했고, 현대자동차그룹과 SK, KT 등은 500억 원 이상을 후원하기로 했다.
기업이 준조세를 내야하는 곳은 비단 정부뿐만이 아니다. 지자체나 시민단체 등에도 준조세를 내야 한다.
전남 여수시는 사립외국어고 설립을 추진하면서 여수국가산단에 입주한 대기업에 관련 비용을 내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반올림)가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공익법인 설립자금 1000억 원과 매년 삼성전자 순이익의 0.05%를 법인 운영비용으로 요구한 것도 일종의 ‘준조세’를 강요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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