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IMF 이사회의 결정을 앞두고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에서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은 중국이 추진하는 금융개혁에 중요한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돼도 주요통화로 위상이 올라가는 상징적 의미만 가질 뿐 실질적으로 위안화 자산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위안화가 미국 달러 위주인 외환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이란 얘기다.
위안화 수요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 기초체력과 위안화의 안정적인 흐름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중국은 경제 성장세가 주춤한데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어 위안화의 약세도 각오해야 할 판이다. 위안화 약세는 위안화 수요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IMF가 위안화를 SDR 바스켓에 포함시키더라도 중국 정부는 스스로 그 당위성을 증명하고 시장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받게 된다. 베이징(北京) 내 외교가에서는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이 상당히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편입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 정부가 IMF 회원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쳐온 결과라는 뜻이다.
실제로 폭넓은 쓰임 면에서 위안화는 SDR 바스켓에 포함돼 있지 않은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수준에도 못 미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중국과 위안화가 세계 무역에서 상당한 역할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SDR 바스켓에 편입될 만큼 위안화의 쓰임이 전 세계적으로 자유롭고 폭 넓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글로벌 지위에 걸맞는 개혁을 동반하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SDR 바스켓 편입 후 어떻게 위안화를 관리하고 금융시스템을 개방할지에 대한 정비가 절실하다고 평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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