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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미공개 정보' 범죄 양형기준 높아졌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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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뚜렷하게 특정되지 않아 형량 낮아…사안 심각성에 비해 집행유예 판결도 많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재연 기자] #국내 1~3위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2명은 미공개 정보로 주식투자를 하다 적발됐다. 기업 회계감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투자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제일기획, 이마트, 한샘, KB국민카드 등 대기업이 이들의 투자 대상이 됐다.

#한미약품이 신약 수출로 대박을 터뜨리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의 미공개 정보 활용 의혹이 불거졌다. 금융 당국은 한미약품 내부 정보를 빼돌린 직원과 이 정보를 전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적발했다. 검찰은 지난 2일 한국투자신탁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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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정보를 알고 있는데…."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귀에 솔깃한 주장이다. 근거가 미약한 헛소문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진짜 '정보'인 경우도 있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증권범죄의 유형은 다양하다. 그중 검찰이 이번에 기소한 사례처럼 회계사들이 감사 과정에서 얻은 기업 미공개 정보는 '알짜'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더욱이 중요한 계약사항을 다루는 위치의 임직원이 계약서 원본이나 사본을 보여주는 식으로 정보를 흘릴 경우에는 명백한 미공개 정보 활용 범죄로 몰리게 된다. 기업의 직접 당사자는 물론 회계사 등 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관계자가 업무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주식투자에 활용해 이득을 얻는 것은 시장경제를 뿌리부터 흔드는 범죄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에 법원은 증권범죄를 둘러싼 폐해의 심각성이 크다고 보고 양형기준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2015 양형기준'에 따르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에 대한 기준 형량은 이득액에 따라 달라진다.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일 경우 징역 1~4년이 기준 형량이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징역 3~5년이 기준 형량이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이 대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2014년 증권·금융 범죄의 양형기준 준수율은 70.3%로 나타났다. 전체 범죄사건 양형기준 준수율 94.6%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솜방망이 처벌'이 나오며 증권범죄를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법원이 증권범죄와 관련해 '감경 요소'로 삼는 기준은 자수 또는 내부비리를 고발하거나 범죄 수익 대부분을 소비하지 못한 경우,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거나 진지한 반성을 하는 경우 등이다. 이러한 감경 요소를 고려해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안을 '집행유예'로 낮추는 사례마저 있다.

이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미국 법학과 교수는 "양형 기준이 강화됐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못 미칠뿐더러 정작 재판에서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집행유예 등으로 낮은 수준의 처벌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증권범죄는 점점 지능화하고 있고, 심지어 외국에서 배운 범죄 수법을 국내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철저한 수사는 물론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경지역의 한 판사는 "다른 형사 사건과 비교할 때 증권범죄는 피해자가 뚜렷하게 특정되지 않아 양형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증권범죄가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재판부도 양형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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