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 '서민적 글쓰기' 바람 일으키는 서민 교수
결국 나를 돌아보게 돼"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중2 때 거울 앞에서 '이 얼굴에 공부까지 못하면 갑갑하겠구나' 싶어 학업에 전념한 사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해선 교수님의 권유로 얼떨결에 기생충학을 전공한 사람. 10년간 스스로 지옥훈련이라 말할 정도로 글쓰기 연습을 고되게 한 사람.
이 모든 수식어의 주인공은 바로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서민적 글쓰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서민 교수(48)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대중을 상대로도 활발하게 강연활동을 하는 그가 인생을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매력과 이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23일 서 교수는 "뭐든지 노력으로 안 되는 건 없고, 글쓰기도 마찬가지다"면서 "누구나 5년 정도만 노력하면 나만큼 쓸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는 글쓰기가 일부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주위에서 접할 때마다 그가 늘 항변처럼 쏟아내는 말이다. 그 역시 처음부터 글을 잘 쓴 건 아니라는 사연도 부록처럼 덧붙인다. 지난 8월에 발간된 서민적 글쓰기에는 그가 글을 쓰면서 경험한 성공과 실패의 과정이 꾸밈없이 담겨 있다.
이처럼 그가 글쓰기에 빠져든 건 어린 시절 경험한 열등감 때문이다. 서 교수는 "어릴 때 (친구들이) 저한테 못생겼다고 놀리던 광경들이 자꾸 떠올라서 '이거를 갚는 길은 유명해지는 길밖에 없겠다'고 생각해 글쓰기를 시작했다"며 "막상 글을 쓰다 보니까 그 속엔 예상치 못한 굉장한 매력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글쓰기가 주는 진짜 매력은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멋지게 보이고 싶은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실제 삶과의 괴리를 느끼게 되고, 결국 이를 반성하면서 스스로 바르게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 글쓰기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설명했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비결로 남이 쓴 책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의료)수술을 잘 하려면 일단 남이 수술하는 것을 수십 번, 수백 번 봐야 하는 것처럼 글쓰기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런 후에는 그날 겪은 경험을 소재로 10~15분가량 블로그에 글을 써보라"고 말했다. 글의 주제로는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나 진상 고객, 그날 먹은 최악의 음식 등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소재를 예로 들었다. 또한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을 향해 "글쓰기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누구나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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