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체육인들 위해 안내인 자처한 이환우 전 코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농구인 이환우(43) 씨가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뗐다. 은퇴한 운동선수들의 제 2의 진로 개척을 돕는 비영리사단법인 'KPE4LIFE(KOREA PHYSICAL EDUCATION FOR LIFE)'가 16일 출범했다. 은퇴 후 방황하는 체육인들을 돕는 일이 주된 목적이다. 다양한 교육과 사업 지원 등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 프로무대를 떠난 뒤에도 선수들이 사회에 잘 안착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안식처 역할을 자처했다.
여기에서 이환우 씨는 사무총장으로 일한다. 여자농구 국가대표 출신인 아내 권은정(41) 씨가 회장을 맡아 함께 법인을 이끌어간다. 누군가는 해야 했을 중요한 일이다. 30대 중반 혹은 40대 초반에 운동을 그만 두는 체육인들의 특성상 은퇴 선수들의 구직난은 스포츠계가 해결해야 할 오랜 고민거리였다. 대부분이 지도자의 길을 걷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앞길이 막막한 경우들이 많았다. 이환우 씨는 이들을 위한 안내자가 되어 줄 생각이다. 그는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체육인 스스로들도 생각한다. 일반인들 사이에는 운동선수들은 무식하다는 편견도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장점을 잘 살려준다면 운동선수들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법인을 만든 이가 이환우 씨여서 특별한 이유는 그의 배경에 있다. 대전 현대 다이냇(현 전주 KCC 이지스)에서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 부상으로 은퇴했다. 이후에 매너저와 수석코치로 오래 일했다. 1999년 현대 매니저로 시작해 2001년부터는 6년 간 전주 KCC 이지스 매니저로 몸담은 그는 2007년 5월부터 2010년까지 안양 KT&G 카이츠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는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서 수석코치를 했다. 매니저, 코치 모두 가장 가까이에서 선수들의 생각과 어려움을 볼 수 있는 위치다. 누구보다 은퇴 후 선수들의 고민이나 처우 등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았던 그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작년 코치를 그만 두고 창업교육을 받고 나서 이는 더욱 피부로 와 닿았다. 이환우 씨는 "코치 생활을 정리한 뒤 좋은 이력을 가지고도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더라. 창업교육 두 개를 받으면서 생애 재설계 시간이 있었는데 체육인들에게 꼭 필요하겠다 싶었다"고 했다.
아직 법인은 걸음마 단계다. 앞으로 어떻게 키워 가느냐가 중요하다. 이환우 씨는 은퇴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한편 관련기관들과의 연계도 고려한다. 2016년 2월 고용노동부에서 중장년 취업 아카데미를 여는데 여기에 기안서를 내고 지원을 받아 은퇴 선수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도 만들 계획이다. 기업의 간판이 생기면 다른 기관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다른 지원방식도 모색할 수 있다. 이환우 씨는 "체육 지도 외에 다른 분야를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각종 업체들과 MOU를 통해 연결시켜줄 수도 있다. 우리의 목적은 은퇴 선수들이 새로운 일을 찾아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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