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주말 한 모임에서 만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리 11ㆍ13 테러 사건이 겨우 반등세로 돌아선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까봐 두렵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는 미국 금리 연내 인상 이슈에다 2001년 9ㆍ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대형 테러 사건까지 겹치면서 기로에선 국내 증시가 더욱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이 관계자의 우려는 괜한 걱정이 아니다. 파리 11ㆍ13 테러와 비슷한 충격을 줬던 2001년 9ㆍ11 테러 사건이 우리 경제와 증시에 큰 타격을 입혔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테러 다음 날 정오에 지연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2.01% 급락했다.

벌써부터 파리 테러 사건은 국내 여행업계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파리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불안이 깊어지면서 각 여행사마다 파리 여행의 안전에 대해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신중론도 있다.


파리 테러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우리 경제나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견해다.


파리 테러 사건 이후 처음으로 개장한 16일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코스피는 전날 30.27포인트(1.53%) 내린 1943.02로 장을 마쳤다.


9ㆍ11 테러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는 정치ㆍ경제ㆍ외교적으로 한국과 밀접하게 연계된 미국과 달리 유럽발 악재에는 국내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번 테러 사건과는 다르지만 과거 북한의 무력 도발에도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2010년 11월23일 북한군이 기습적으로 방사포 170여발을 연평도로 무차별 발사한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국내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후폭풍이 없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빼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당일 국내 증시는 0.79% 하락하는 데 그쳤다.연평도 포격 사건뿐만 아니라 7차례의 북한 리스크 발생 당시 증시 민감도는 크지 않았다. 우리 증시가 북한 리스크에 내성이 생겼다는 얘기다.


실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2008년 8월29일 핵불능화 중단 선언,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피격 사건, 2010년 11월23일 연평도 포격 사건,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사망,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등 7차례 평균 등락률은 한 달 후까지 2.2% 상승에 그쳤다.


그렇지만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 국내 증시가 북한 도발이나 유럽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안심할 때는 아니다.


이번 파리 테러 사건이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테러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에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 러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파리 테러 사건이 우리 증시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장담할 수 없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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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들은 신중해야 한다. 이제는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해 무조건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 연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다 파리 테러 사건의 추가 발생 가능성 등도 함께 고려해 관망해야 할 때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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