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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민의 실감현장]김기사, 합병 뒤 지원 뚝…벤처 생태계 이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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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졸업ㆍ취직ㆍ결혼. 한 사람의 일생을 놓고 보면 큰 점이 찍히는 시기다. 학생 때는 공부에만 신경쓰면 되지만 성인이 되면 부모의 우산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은 기본이다. 결혼 후에는 배우자와 자녀의 인생까지 장기적인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벤처기업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직장 새내기다. 지난 20년간 정부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특별법)'을 통해 벤처기업을 지원해 왔다.
그동안 양적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국내 벤처 생태계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병헌 광운대학교 교수는 12일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벤처 20년 성과와 미래 벤처생태계 구축 전략' 심포지움에서 "정부 주도의 다양한 지원정책이 민간의 엔젤투자 및 벤처 컨설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벤처기업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김성섭 중소기업청 과장은 "벤처특별법이 만들어질 당시 벤처 생태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기업 지원 이외에 이렇다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벤처 생태계 전반을 포함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벤처정책 방향을 기업에 대한 지원에서 생태계 조성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국민내비 '김기사'로 벤처 성공신화를 쓴 박종환 록앤올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박 대표는 "회사의 인수합병(M&A) 이후 정부의 지원이 한순간에 끊겼다"며 "차입한 정책자금도 바로 갚으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2년간 진행하기로 했던 정책연구과제마저 인수합병 이후 종료됐다고 했다. 그는 "성공사례가 실패사례가 돼버리면 '제 2의 김기사'는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벤처 기업의 사례를 계속 만드려면 생태계는 물론, 기업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벤처 산업현장과 정책사이에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은 진리다. 하지만 한국의 벤처산업은 아직 나무와 숲을 함께 봐야할 시기다. 정부와 사회, 벤처기업이 힘을 모아 더 큰 그림을 그리기를 바란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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