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진 감독의 성공스토리야 워낙 많이 언론을 타고 있는 바, 그의 재능과 열정과 성공이 부러운 한편으로 나를 돌아보며 그것들에 낙심하기도 한다. 그러다 안 되겠으면 ‘어쩌다 태어나는 인재였겠지’ 하며 애써 자위하고 마는 것인데, 알고 보니 그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었다. 수많은 ‘젊은 인재진’들이 기성세대들이 보지 못하거나, 보지 않으려 하는 곳에서 머리와 발과 땀으로 뛰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서 절정의 자라섬이 나온 것이었다.
유념할 것은 이 책을 가난한 청춘들의 창업 성공기나 기발한 발상의 인재들 이야기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문화사회활동을 해왔던 저자 원철이 만나 인터뷰한 젊은 장사꾼들이 생각만큼 큰 돈을 벌고 있거나 그럴 게 확실히 담보된 게 아니어서다. (그들도 이 부분을 불안해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다만, 이들로부터 크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젊음, 도전, 용기, 고정관념탈피 같은 류의 단어들이다. 그리고 더 크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될 것인가’보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충실한 젊은이들의 ‘행복’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성장의 정체 때문에 줄어든 일자리로 전에 없이 고생하는 젊은이들이 비슷한 또래들의 현재 진행형 경험담을 읽으며 생각을 바꿔 볼 ‘기회’가 들어있다.
대견스럽고 자랑스런 ‘윤혜원, 성시호, 인재명, 이윤순, 양소영, 이초영’ 등 나머지 6명의 ‘문화장터를 여는 청년 기획자’들의 이름을 이곳 아시아경제 지면에 분명하게 새겨둔다.
<원철 지음/파라북스/1만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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