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절하하면 수출에 부정적"<산업硏>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중국이 향후 위안화를 절하하면 한·중 경합도가 높은 산업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악화돼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위안화 절하시 주력산업의 수출영향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절하가 지속될 경우 섬유, 철강, 일반기계, 정유, 가전(완제품) 부문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주력산업의 수출부진이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수출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위안화 절하 변수가 등장하면서 국내 주력산업의 수출개선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절하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섬유는 대중국 수출이 위안화 절하로 중국산 가격경쟁력이 제고되면서 중국 현지 봉제업체들의 섬유소재 현지조달 물량이 확대되고 단가 하락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산업은 중국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에 따른 가격격차가 확대되면서 일반강재의 수출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구매선 대체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기계는 위안화 절하 지속시 수출경합도가 높은 중급 기계설비를 중심으로 대중국과 대세계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가전 완제품도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완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되면서 대중 및 대세계 수출이 모두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했다.

정유산업은 중국이 석유제품의 자급률을 강화하고 수출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위안화 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로 대중국 수출감소가 우려된다.

또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 음식료 등은 대중국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은 세계시장에서 한·중간 경합도가 낮아 위안화 절하로 인한 수출영향은 미미하지만, 단기적으로 중국시장에서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량 감소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이 높아진 가격경쟁력을 활용해 40인치 이상의 고가격대 TV용 패널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디스플레이의 대중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음식료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식품과 경쟁관계가 낮다는 점에서 영향은 거의 없지만 중국 내수시장에서 국내 음식료 제품의 가격경쟁력 악화로 수출에 소폭 부정적 영향이 전망된다.

반도체와 완성차, 휴대폰, 조선 산업은 위안화 절하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이 국내수출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경기 부양의 목적이 포함돼 있고 가격경쟁력 제고로 중국의 수출경쟁력은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은 대중국 수출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규 수출시장 개척이 긴요하다"며 "중국과 차별화되는 고품질 및 최첨단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 진출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