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취소…최대주주 변경 '주의보'

제주반도체, 최대주주 오를 예정이던 中 투자사 계약 취소로 급등락 오가
에이디칩스·에스맥 등도 최대주주 변경 취소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예정됐던 투자와 최대주주 변경이 갑작스레 취소되는 상장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제주반도체 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던 중국 투자회사 윙챔프인베스트먼트와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제주반도체 주가는 널뛰기를 뛰었다. 제주반도체는 지난 6월12일 윙챔프가 1001억69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지분 53.5%를 보유,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중국 자금 유치 소식에 6월11일 종가가 6440원이었던 제주반도체 주가는 6월16일 장중 1만17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지난 8월21일이었던 납입일이 2개월 뒤인 10월21일로 연기되고 불안감이 더해지며 지난 16일 종가가 5400원으로 내려앉았다. 제주반도체는 "납입일이 연기됐지만 투자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던 터였다.

이날 오전 9시18분에는 전 거래일보다 30.00% 뛴 702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제주반도체가 최근 미국 디에프제이(DFJ), 중국 허페이시 정부와 3400만달러(약 385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최대주주 변경 취소 사례는 또 있다. 지난 16일 에이디칩스 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이 취소됐다. 당초 최대주주인 권기홍 에이디칩스 대표는 지난 7월31일 53억원 규모로 최정일씨에게 지분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8월25일 계약 대상자가 코리녹스이엔티로 바뀌었다. 그러나 코리녹스이엔티는 대금 지급 일정을 수차례 연기했다. 그러다 최종 납입일인 지난 16일까지도 대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결국 최대주주 변경은 무산됐다.

같은 날 에코볼트 도 취대주주 변경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에스맥의 최대주주는 116만4800만원에 182만주를 양도받는 이엘케이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에스맥의 계약 해제 요청으로 이 계약은 없던 일이 됐다. 에스맥은 "외부 경제 환경 변화로 인한 에스맥 주가의 급락과 주주가치 하락으로 계약 해제를 요청해 계약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인수ㆍ합병(M&A) 건수가 늘어나며 더욱 잦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16일 상장사의 최대주주 변경 및 최대주주 변경 수반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기재정정 포함)는 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건의 두 배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성장 시대에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기업을 인수하며 M&A가 늘었는데, 저금리에서 금리 인상 시기로 넘어갈 때 자금조달 용이해 거래가 더욱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예정됐던 최대주주 변경이 취소되는 사례도 늘어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투자의 경우 중국 자본이 들어온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하지만 납입 지연과 투자 취소 사례가 빈번해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MIT 이 지난 4월 중국기업 난닝한성스토리의료투자유한회사 등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지난 6월 주가는 장중 8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지난 7월 유상증자가 무산되며 현재 1600원대로 급락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