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리건주 대학서 총기 난사로 11명 사망…오바마 “조치 취해야한다” 격분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에서 또다시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1일(현지시간) 발생,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날 오전 오리건 주(州)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날 오전 20세의 남성으로 알려진 괴한이 수업중인 강의실에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 적어도 10여명이 사망했다. CNN은 이날 저녁 오리건 주 경찰 관계자를 인용, 사망자는 범인을 포함해 11명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엘런 로전바움 오리건주 검찰총장이 사망자가 1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망자 이외에도 총상을 입은 중경상자가 20여명에 달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8분에 학교내 총기 사고에 대한 첫번째 신고가 접수됐다. 일부 학생들은 범인이 총을 쏘며 강의실로 난입, 학생등에게 종교를 확인한 뒤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져 종교및 인종 혐오 범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오리건 주 경찰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범인은 긴급 출동한 무장 경찰과 대치하다가 사살됐다. 범행 현장에는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3정의 권총과 1정의 엽총 등 총 4정의 총기가 발견됐다. 범인은 학생들이 많은 대학 캠퍼스에서 총기 난사를 미리 치밀히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2년 12월 초등학생 20명을 포함, 모두 28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이후 미국 사회에서 총기규제 필요성 요구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또 범인이 특정 종교나 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 미국 사회의 고질적 갈등 문제가 다시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해 들어 미국에선 크고 작은 총기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26일에는 버지니아 주 플랭클린 카운티에서 지역 방송사 WDBJ 기자 2명이 아침 생방송 도중 같은 방송사 전직 동료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7월 23일에도 루이지애나 주 라파예트의 한 극장에서 백인 남성이 영화를 보다가 총기를 난사,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또 7월 16일에는 테네시 주 채터누가에서 무슬림 청년이 해군 시설 두 곳에 총을 난사해 현역 군인 5명이 사망했고 , 6월 17일에는 백인 우월주의자 딜러 루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로 흑인 신자 9명을 숨지게 한 바 있다.
미국내 총기 규제를 위한 온라인 사이트인 '총기난사 추적자'(Mass Shootings Tracker)’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212일 동안 210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하루에 한 건 꼴로 ‘묻지마’식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총기 규제 필요성을 강력히 촉구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보고를 받은 뒤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총기 난사에 무감각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일상이 되어가는 총기사건 해결을 위해 이제 정말로 뭔가를 해야 한다"며 총기 규제에 소극적인 공화당과 의회를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지 생각과 기도, 바람만으로는 추후 또 발생할지 모를 유사한 사건들을 결코 막아낼 수 없다”면서 “다른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누군가의 손에 총이 이토록 쉽게 쥐어지지 못하도록 법안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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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대선 후보들은 총기 구매자에 대한 엄격한 신상조회를 비롯한 총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조치를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화당과 대부분 대선 후보들은 총기 규제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선량한 시민의 자기 방어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며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정치권의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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