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위기의 중후장대산업, 회사는 풍전등화 vs 노조는 나몰라파업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자료사진. 사진=아시아경제DB

자료사진. 사진=아시아경제DB

AD
원본보기 아이콘


-19년 무분규 현대重 2년 연속 파업
-최악 조선 빅3노조 9월 9일 공동파업

-금호타이어 전면파업 손실 450억 넘어서

-실적부진 한국타이어도 노조가 창사 첫 파업 조짐
-현대차, 임단협·임금개선 동반협상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업황과 실적의 동반부진으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후장대산업이 노조의 '나몰라파업'에 또 다시 휘청이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타이어 등 대규모 고용유발업종을 중심으로 회사의 고강도 긴축경영에 맞서 노조가 파업을 벌이거나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사가 한몸이 돼 위기 돌파의 지혜와 힘을 모을 시기에 노조가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복지확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카드를 꺼내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체조합원이 1만7000여명에 이르는 현대중공업노조는 26일 오후 2시부터 울산 본사를 중심으로 3시간 부분파업하기로 했다. 서울사무소와 군산조선소, 음성공장 조합원 1100여명은 파업하지 않기로 했다.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특수선사업부 조합원도 파업 대상에서 제외했다.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도 20년 만에 파업해 올해 2년 연속 파업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4차례 부분파업 했다.올해 임협에서 노사는 17차례 만났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 회사가 '임금동결안'을 제시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노조는 올해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인상은 투자"라면서 "노동이 집약되고 열악한 환경이 특징인 조선산업에서 임금인상은 일할 의욕이고 생산이며 안전이고 품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애초 파업 참여자에게 상품권이나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우대안을 논의했다가 회사 안팎에서 파업 참여자를 돈으로 모집하는 것이 아니냐는 등 비판 여론이 일자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주도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노조는 9월 9일 공동파업한다. 조선 빅3노조가 공동파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조연대에는 현대중공업 노조를 비롯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대우조선해양 노조, 현대미포조선 노조, 금속노조 성동조선해양지회, 한진중공업지회, 현대삼호중공업지회, STX조선지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선 빅3는 2분기에만 4조7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평균연봉은 7000∼8000만원이다.

타이어업계 사정도 비슷하다.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전면파업이 10일을 넘기면서 파업으로 인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한국타이어는 창사 최초로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 2분기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났고 한국타이어도 20% 줄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워크아웃으로 삭감된 급여 회복과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사측과 임단협을 진행하며 지난 11일부터 4일간 부분파업을 했고 지난 17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매출손실이 450억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는 이에 따라 단체교섭과 관련해 노측이 수차례 중재 협의를 거부해 노동위에 중재를 신청했다. 금호타이어 사측이 신청한 중재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규정에 따라 중재 개시일로부터 15일간 파업을 중지해야 한다.노동위의 중재 결과는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로 노사 양측은 물론 협력사와 지역경제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운 만큼 노동위 중재를 통해 이번 단체교섭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회사가 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업장이 있는 광주지역 지자체와 시민단체들마저 "귀족노조의 파업"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타이어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회사 노조는 2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7일 1차 행동지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조합원 4만8000여명의 현대자동차 노조는 사측의 일부 양보안에도 노조가 꿈쩍도 않고 있다.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월급제 시행,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원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공장 신ㆍ증설 즉시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임단협과 함께 지난 6월부터 임금체계 개선 및 통상임금개선위원회 회의를 병행하고 있다. 사측은 당초 호봉제 폐지를 제안했다가 이를 철회했지만 노조는 "근속연수가 늘어날 때마다 월급이 오르는 임금체계(호봉제)를 성과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의도"라며 반발했다.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는 최대 이슈인 통상임금 확대 문제를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기 위해 올해 임금ㆍ단체협약과 별개로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기구다. 개선위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임단협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노사는 25일까지 20차례에 걸쳐 임단협을 위한 교섭을 가졌지만 양측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개저씨-뉴진스 완벽 라임”…민희진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