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저점인 1880선 지지선…"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각종 대내외 악재에 이미 시달려있던 증시가 대북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연중 저점인 1880선을 크게 하회한 1850선까지 밀리며 19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5% 이상 폭락하며 공포심리가 극대화되는 모습이다.
전날 북한군이 장마감 후인 오후 3시52분경 서부전선 최전방 지역인 경기도 연천군 내 대북확성기 시설을 향해 포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북리스크가 시장 폭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북한이 도서지역이 아닌 내륙지역에 포격을 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이고 이미 각종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추가된 북한리스크로 인해 폭락장이 나타나고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이미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주요국 시장이 전날 폭락한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가 추가돼 투자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륙포격이 처음이란 점과 함께 마침 북한이 48시간 내 대북방송을 중단치 않으면 군사행동을 보일 것이라 밝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이름으로 증시 전반에 선반영된 재료였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며 "투자자들의 시선은 일상다반사인 북한군 도발보다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국내 수출주 실적개선 여부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악재로 그칠 북한리스크보다는 이미 녹록치 않은 대외 상황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3.42% 폭락해 3600선으로 다시 밀려났다. 유럽증시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확산과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 사퇴 등으로 인한 불안감에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증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급락했다. 다우지수가 2.06% 하락해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기습적 포격으로 대북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지만 주식시장을 보는 관점을 예전과 다르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며 "시장을 바라보는 눈은 여전히 북한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대외변수를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증시는 현재 수준에서 더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여러 악재들의 기습적 발생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도 코스피는 박스권내 저점에 이미 도달했고 현재 구간에서는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패턴을 보여왔음을 감안해야한다"며 "연중 저점인 1880선 전후에서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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