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된 국내 중형 조선소
대형 조선소 시장 침범·중국에 물량 뺏겨 '이중고'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극심한 수주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사가 중형 선박 수주에 나서면서 국내 중형 조선소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중형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그나마 나온 물량도 대형 조선소와 중국 조선소에 일감을 내주면서 중형 조선사가 사실상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20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중형 조선사는 컨테이너선 1척, 탱커 2척 등 단 3척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수주량은 39만9000GCT(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수정 환산톤수)로 1년 전보다 63.5% 급감했다. 수주액은 전년 동기대비 63% 가량 감소한 8억5000만 달러로 추정했다.
중형 조선사의 수주 부진은 두가지 이유로 요약된다. 글로벌 시장 침체로 발주가 줄었고 그 영향으로 수주가 어려워진 일부 대형 조선소가 중형 선박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328만CGT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었다. 발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27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형 선박은 발주 가뭄의 직격탄을 맞아 벌크선과 중형 탱커, 중형 컨테이너선 모두 심각한 수준의 발주량 감소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796척이 발주됐지만 올해는 134척에 그쳤다. 특히 벌크선 발주는 1년 전 대비 91% 감소한 55척에 불과했다. 1분기 42척이 발주된 중형 탱커는 2분기 28척 발주에 그쳐 시황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중형 컨테이너선도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9척만 발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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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나온 발주는 국내 대형 조선사와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 중국 조선소는 벌크선을 주력 선종으로 삼고 발주 물량을 대부분 쓸어가고 있다. 여기에 발주 가뭄으로 대형 조선소마저 중형 탱커 선박 수주에 나서면서 수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2013년 대량 수주 영향으로 활발한 건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후 일감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중형 조선시장은 수주실적이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러 예상보다 훨씬 악화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벌크선 발주 부진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데다 대형 조선소들이 중형 탱커를 일부 수주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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