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활용해 가계부채 위험 낮춘다'…與, 한은법 발의
정희수 기재위원장 "가계부채 정확한 진단 위해 개인정보 필요"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가계부채의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한국은행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발의된다. 개인 뿐 아니라 가계별 소득 파악을 쉽게 해 가계부채 대책 마련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1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현행법으로는 부채의 질(質)을 포함해 내역을 따지기가 쉽지 않다"면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은행법 등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개정을 추진하는 법안은 한국은행법을 포함해 '국세기본법'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법' '신용정보법' '지방세기본법' 등 5가지다.
법 개정의 핵심은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국세청, 통계청 등 관련 기관에서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것이다. 여기에는 개인별 소득과 납세 정보가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개인 뿐 아니라 가구별, 소득별 가계부채 상황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국세법과 지방세법, 신용정보법까지 개정 대상에 포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의원은 "현재 한국은행이 DB를 구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2만 명에 대한 정보만 모았고, 그마저도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어 전적으로 이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가능인구가 41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만명 규모의 표본만 놓고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표본을 100만명까지 확대할 수 있고 정보의 정확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가계대출자 표본은 한국은행이 신용정보회사인 나이스신용정보에서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법안을 구상한 계기는 지난해 국정감사였다. 정 의원은 당시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가계부채 총량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에 가계부채 모니터링 작업을 주문했다. 이후 한은은 계획을 마련해 지난 4월 국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질을 파악하는데 필수인 소득, 납세, 실물자산 관련 정보를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한은의 계획이 차질을 빚자 법 개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정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 기간 내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재위 뿐 아니라 정무위, 안전행정위까지 걸쳐 있어 법안 통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가계부채 문제는 한은 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의 협조도 필수적인데, 한은에만 무게중심이 쏠려 있어 반발도 예상된다.
정 의원은 "해당 상임위를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총선 등의 영향으로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은 만큼 연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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