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포기로 열기는 식어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조은임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 미래에셋증권의 참여 포기로 흥행에 급제동이 걸렸다. 일부 시중은행들과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을 중심으로 판세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증권업과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힘을 잃었다. 산업자본의 지분 참여가 제약받고 있는 것도 변수다. 이런 가운데 1호 인터넷은행 경쟁 구도는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인터넷은행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K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보생명 또는 현대증권을 파트너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T가 인터넷은행 참여 의지가 워낙 강해 컨소시엄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데다 다양한 파트너들을 다각도로 접촉 중이어서 막판에 파트너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교보생명도 일본의 인터넷은행 사업 모델을 벤치마크할 만큼 관심이 커서 합종연횡의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하는 컨소시엄도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금융사, IT기업 등과 지분을 10%씩을 나눠갖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인터파크가 협의 중인 금융사로는 웰컴저축은행, NH투자증권 등이 거론된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조만간 컨소시엄 참여 기업을 확정짓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지 않고는 인터넷은행이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결권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기업 생리가 아니다"며 "사금고에 대한 우려는 다른 장치로 제어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산업자본의 지분 참여를 늘리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된다. 기존 은행들도 인터넷은행처럼 온라인 서비사가 이뤄지는 만큼 인터넷은행이 '경쟁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제외하면 이미 기존 은행들이 서비스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인터넷은행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9월 말 컨소시엄들로부터 예비인가를 신청받고 연내 한두 곳에 예비인가를 내준다는 계획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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