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날 교통사고 10.3%↑…연평균 3584억 피해

빗길 주행 중 급제동시 정지거리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비가 내리는 날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비가 오지 않은 날에 비해 1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평균 3584억원에 이른다.

30일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강수량 변화에 따른 교통사고 영향과 피해비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09~2013년) 강수 발생일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일평균 2814건으로 조사됐다.

비가 오지 않은 날 2552건 보다 262건(10.3%) 많았다. 강수량 10mm 증가에 따라 평균 사고건수는 약 4%포인트씩 지속적으로 늘어나 강수량 80mm초과 구간에서 일평균 3607건으로 최대값이 발생했다.

평균사고 증가 건수를 기준으로 강수 발생일 교통사고 비용을 추정한 결과, 총 1조7920억원으로 추산됐다. 연평균 3584억원의 사고피해 비용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구성 요소별 연평균 사고비용은 인적피해 2750억원, 물적피해 835억원으로 조사됐다.

인적 피해가 약 3.3배 높았다. 사상자 상태별 피해금액은 중상자가 전체 인적피해 금액의 절반 이상인 53.0%(1456억원)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경상 33.5%(922억원), 사망(201억원)의 순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는 상태에서 교통사고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2.3명으로 전체 평균 0.5명 대비 약 4.3배 높았다. 이는 빗길에서의 차량 정지거리 증가로 추돌ㆍ도로이탈 사고가 많은 것과 폭우로 인한 전방시야 제약으로 중대사고가 발생하는 것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3년간(2011~2013년) 교통사고 1만건 당 사망자수를 살펴보면, 비 오지 않는 날 45.7명 대비 비 온 날 218.3명으로 4.8배 높았다. 특히 비 온 날 추돌사고 사망자수와 도로 이탈사고 사망자수는 비 오지 않은 날 대비 각각 6.2배, 6.4배 높았다. 또 주차 차량 추돌사고 사망자수는 10.3배 높게 나타났다.

젖은노면에서 시속 80km로 달리다 급제동 시 정지거리를 측정한 결과, 과마모(바닥 홈 깊이2.0mm 이하) 타이어 59.2m 대비 양호한(바닥 홈 깊이 6.0mm) 타이어는 53.1m로 조사됐다. 과마모된 타이어가 6.1m(11.5%) 더 길었다.

또 새 타이어는 마른노면 대비 젖은노면에서의 정지거리가 6.8m(14.5%) 늘어난 반면 과마모 타이어는 12.3m(26.2%)나 더 늘어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비 올 때의 사고는 운전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하절기 잦은 우천에 대비해 타이어가 얼마나 마모됐는지 점검하고 호우나 태풍 등 기상특보 발표 시 운전자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