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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슈퍼전파-미디어바이러스' 개최…미디어 역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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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소피 시덴 '끈끈한 바닥'

앤 소피 시덴 '끈끈한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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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작은 모니터 아홉 개가 아일랜드 한 선술집의 아홉 순간을 담는다. 노년의 신사가 늦은 점심에 찾아오고 홀에는 테이블 두 대와 손님 한 명이 있다. 주차장은 텅 비었고 가게 앞 골목에는 자동차 두세 대가 지나간다. 계단 위에 끈끈하게 굳은 술이 닦이고, 여러 식재료가 널린 주방은 한산하다. 모니터는 쟁반과 맥주잔들로 떠받혀 있다. 덕분에 관객은 일정한 눈높이에서 선술집의 일상을 감시한다.

스웨덴 작가 앤 소피 시덴은 '끈끈한 바닥'이라는 제목으로 1시간50분짜리 비디오를 만들었다. 감시 카메라 아홉 대로 촬영한 작품은 '빅 브라더'를 떠올리게 한다. 영상은 선술집 속 인간 군상을 낱낱이 드러낸다. 시덴은 "나만의 방식으로 영상을 편집해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시간을 합쳤다. 또 다른 시간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진석)가 16일부터 기획전 '슈퍼전파-미디어바이러스'를 연다. 미디어 친화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미디어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묻는 전시다. 미디어가 가정과 개인의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1960~1980년대에 출생한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노재운, 뮌(김민선과 최문선), 양아치, 인세인박, 차지량 등 국내작가 다섯 팀과 나타니엘 멜로스(영국), 나탈리 북친(미국), 션 스나이더(미국), 알버트 메리노(스페인), 시덴, 유클리드(사토 마사히코와 키리야마 타카시, 일본) 등 외국 작가 여섯 팀이다.

나탈리 북친 '나의 치료약들, 합의 시리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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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모했다. 과거 미디어는 주로 권력과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 반면 21세기의 미디어는 공유, 개방, 참여, 확산 등의 단어와 친숙하다. 서진석 관장은 "백남준 선생은 기술의 발달이 우리를 통제하는지, 자유롭게 하는지 의문을 계속 던졌다"며 "이제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공유가 되고 간섭받는 시대가 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사회 현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국내작가 다섯 명은 21세기 미디어를 상징하는 신작들을 소개한다. 차지량 작가는 '바이러스 오브 타임라인, 타임라인 오브 바이러스'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보여주는 소통 구조를 다룬다. 자신의 SNS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개하고 타임라인이 국적, 성별, 학교 등 인류가 쌓아온 사회적 소속을 배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노재운 작가는 '몬스터마인드'로 스마트 플랫폼을 철골 구조로 형상화한다.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10월4일까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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