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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친한 친구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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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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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친구'라는 말이 흔한 때도 없다. '카친(카카오스토리친구)' '인친(인스타그램친구)' '페친(페이스북친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서로 글과 사진을 공개하는 사이라면 쉽게 '친구'가 되곤 한다. 하지만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행복한 순간만 공유하는 사이라면 과연 진짜 친구일까. 승진에 미끄러진 날 쓰디쓴 소주 한 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 부부싸움 뒤 스스럼없이 배우자 흉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그런 허물없는 친구가 있다면 인생은 훨씬 풍요로울 것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더 나은 삶의 지수'를 산정하는 데 '어려울 때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를 하나의 척도로 삼고 있지 않은가.

가출과 학업중단, 비행 등을 겪는 위기청소년 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친구'가 핵심 열쇠다. 우리 아이들은 고민이 생기면 부모나 선생님 대신 가까운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곤 한다. 덕분에 청소년이 상담조력자로 나서는 여성가족부 '또래상담'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과 성과를 얻고 있다. 아이들이 혼자 가슴앓이만 하지 않고 친구에게라도 고민을 털어놓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나아가 친구의 범위를 좀 더 넓고 깊게 생각해 보자. 사실 진정한 친구가 꼭 또래일 필요는 없다. 나이나 성별, 지위고하를 떠나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소통과 공감이다.
'친구'에 대한 고정관념만 깨면 엄마와 아빠, 형제자매, 학교 선후배,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등 주변에 가까운 사람 모두 '친한 친구'라는 새로운 관계의 장(場)이 열린다.

여성과 남성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제 상대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친한 친구' 관점에서 바라볼 때가 됐다. 과거 남성에 비해 뒤처진 여성권익을 끌어올리려다 보니 안타깝게도 여성과 남성 관계를 대결구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여성대표성이나 경력단절문제를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사회진입 단계의 남녀차별은 많이 사라졌다. "여성가족부가 이제 남성들도 좀 챙겨주세요"라는 투정 섞인 요청도 많이 듣는다. 이제 우리 사회는 한 차원 더 높은 여성의 발전, 진정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20년간 여성정책의 밑거름이 됐던 '여성발전기본법'도 7월부터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바뀌었다. 어느 한 쪽 성(性)에 불리한 정책이나 제도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찾아 개선해 나간다. 그동안 '여성주간'이었다가 올해부터 새롭게 태어난 '양성평등주간'은 특히 양성 모두의 일ㆍ가정양립 문화 확산의 메시지를 담았다. 여성과 남성이 육아와 가사를 함께하고, 경제활동과 가족생활의 보람과 행복을 공유할 때 가족행복은 커지고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대결과 경쟁보단 화합과 상생의 시너지가 크다.
앞으로 '양성평등기간' 하면 '7ㆍ1(친한)ㆍ7ㆍ9(친구)'를 떠올려 보자. 부모와 자식, 여성과 남성,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사이가 서로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친한 친구라면 훨씬 살맛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친한 친구'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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