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S]수익내기 어려우면 랩어카운트 어때?
자산 구성부터 운용·자문까지 맞춤형 종합관리계좌 서비스
올 5조 유입 인기…고객 투자취향 따라 자문형·일임형 선택
3000만원 이상 가입 제한 풀려 소액투자 가능해 개미도 짭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 은퇴를 앞둔 50대 회사원 박윤석씨는 퇴직시 들어오는 5억원의 목돈을 어디에 넣어둬야 할지 고민이다. 은행에 예금하자니 1% 대의 금리가 성에 안차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급히 돈이 필요할 때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서다. 지인들은 요즘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며 투자를 권유하지만 지식이 전무해 투자가 꺼려진다. 그러다 박씨는 최근 한 펀드매니저 친구로부터 랩어카운트 상품을 추천받았고 연 5% 이상의 쏠쏠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 대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지면 증권사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랩어카운트란 증권사가 여러 자산운용서비스를 하나로 묶어(wrap) 고객의 기호에 맞게 자산을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수수료를 받는 맞춤형 자산종합관리계좌 서비스다.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이 선택한 종목을 매매하는 기존의 투자 방식과는 달리 증권사에서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자산 구성에서부터 운용 및 투자 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 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총자산은 76조5165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약 5조원이 증가했다. 최근 1년 동안 랩어카운트 총자산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투자에 대해 조언만 할 수 있는 '자문형'과 고객을 대신해 포트폴리오 구성, 운용, 자문, 사후 관리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임형' 두 가지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금융상품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으면 자문형을, 그렇지 않으면 일임형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투자 대상은 고객 선호에 따라 주식과 채권, 펀드 등 다양하다.
랩어카운트 최소 가입금액은 대부분 3000만원이나 1억원 이상으로 금융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투자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엔 최소가입금액이 10만~20만원인 소액투자자를 위한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18일 거액 자산가를 겨냥해 한국투자 마이스터랩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한투증권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의 전문가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가 이를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따라 일대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랩 수수료 외에 추가 비용 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 상품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월 소액 투자자들을 타겟으로 한 '평생 관리받는 적립식 랩'과 미성년자 대상 '우리아이 글로벌 적립식 랩'을 출시했다. 적립식 랩은 사전에 고객이 정한 수익률이나 손실률에 도달하면 휴대폰 문자서비스(SMS)를 제공한다. 우리아이 글로벌 적립식 랩은 자녀의 교육자금, 유학자금 등의 희망자금 마련을 위한 적립 플랜을 세워주고 증여세 없는 최대 월 적립금을 산출해주며 증여신고 방법을 사전에 안내해주는 '드림케어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최근 중국 등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 투자 대상을 해외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POP UMA',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랩', 유안타증권의 '위노우차이나랩'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의 POP UMA는 금융상품을 단품으로 판매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포트폴리오로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출시 1년 3개월 만에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시장 분석에 따라 투자 대상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6개월 이상 운용된 자금의 평균 잔고수익률은 8.73%, 9개월 이상은 9.42%, 11개월 이상은 11.57%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자산배분랩은 미래에셋 상품전문가 그룹이 정량적ㆍ정성적 분석을 통해 랩어카운트에 담을 투자 상품을 결정한다. 올해 초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가입액이 500억원을 넘어섰다. 포트폴리오는 채권보다 주식, 주식 중에서도 특히 선진국 주식 중심으로 짜여있다. 지난달 말 기준 고수익 추구형의 선진국주식 비중은 54%이며, 중수익 추구형은 이 비중이 32%로 가장 높다.
유안타증권의 위노우차이나랩(We Know China Wrap)은 중국시장 내 핵심 테마로 부상하고 하고 있는 미래 성장주, 정책 수혜주, 고배당주에 투자한다. 중국 내수를 발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ITㆍ인터넷ㆍ유통ㆍ소비 업종과 일대일로(一帶一路ㆍ뉴 실크로드)ㆍ자유무역지구 등 국가주도 산업,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 등이 투자 대상이다.
해외 투자 랩 상품은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금에 대해 연간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22%)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는 기초체력이 좋은 일부 종목들만을 선별해 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지수형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펀드와는 달리 주식 비중을 0~100%까지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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