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부과·서민금융지원 당정 잇달아 늦춰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개정된 국회법을 놓고 마찰을 빚기 시작한 이후 당정협의가 잇달아 미뤄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대응을 위해 당정협의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당청간 껄끄러운 최근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과 보건복지부는 3일 예정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협의를 일주일 연기했다. 당내 건보료 부과체계개편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은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메르스가 심각한 상황이라 정부가 이 문제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협의를 미뤘다"고 말했다. 여당과 금융위원회가 4일 열기로 한 서민금융 지원강화 방안 관련 당정협의도 16일로 돌연 늦춰졌다. 이 역시 금융위가 정부 차원에서 메르스 대응에 여념이 없어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정 간 협의가 연거푸 미뤄지면서 국회법 개정안 통과 여파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비중 있게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건보료 당정협의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지난 2일 청와대에서는 "당정이 국정현안을 놓고 조율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제기됐었다.


특히 새누리당이 제안한 '메르스' 긴급 당정청 회의를 청와대가 거절했고 금융위와의 당정협의는 하루 전인 3일 오후에 갑작스레 연기 결정이 내려지면서 메르스 보다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을 더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금융위와의 당정협의가 돌연 연기된 것과 관련해 "전날 오후 느닷없이 통보를 받아 황당했다"면서 "메르스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며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메르스와 다른 현안은 별개인데, 뒤로 늦추는 것은 당에 대한 섭섭한 게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당정 협의가 늦어지면서 현안처리 역시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지만 당정 간 논의가 늦어지면서 기한을 맞추기가 빠듯해졌다.


또 금융위와의 협의는 당이 비토를 놓을 가능성이 크다. 김용태 의원은 "16일로 미룬 것은 당과 논의해 결정된 게 아니다"며 "이 날짜를 받아들일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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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일 당내 메르스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당정청 보다 메르스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고 밝힌 만큼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예정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회의도 보류됐다. 다만 미방위 당정협의는 6월 의사일정 협의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미뤄진 것일 뿐, 메르스나 당청관계와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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