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수사에 경제치사 우려"…학계, 배임죄·김영란법 손질요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무리한 검찰수사와 폭증하는 규제입법이 기업을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낙인찍어 과잉범죄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과 학계 전문가들은 27일 한경연 주최로 열린 '기업활동에 대한 과잉범죄화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세미나 개회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권 원장은 개회사에서 행정형벌이 과도해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인식 아래 법무부가 지난 2008년에 '행정형벌 합리화 방안'을 추진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형벌규제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국민의 22%, 15세 이상인 경우 26.5%가 전과자로 인원수를 누계하면 1100만 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권 원장은 "무리한 검찰 수사, 경직된 법 집행이 피의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법치사의 문제까지 회자되고 있다"면서 "기업에 대해서도 무리한 검찰수사나 섣부르게 기업을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낙인찍는 과잉범죄화 때문에 경제치사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기업한다는 것은 마치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기업이나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법 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발표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잉범죄화는 입법자나 법 집행자의 과도한 지대추구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본인들의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해석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형법에 규정된 대로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하면 가석방할 수 있다는 규정을 기업인에게도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유형(징역형)이 아닌 재산형(벌금형)으로 대체해 경제영역에 대한 비범죄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4433개 법률의 70%에서 80% 가량이 형벌규정을 갖고 있다며 정부가 이들을 분석해 비범죄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교수는 형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배임죄, 대관 업무가 많은 기업인들이 쉽게 걸릴 수 있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최저임금법 개정안 에 대해선 폐기나 대폭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에 참여한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배임죄처럼 범죄 구성 요건이 모호해서 '걸면 걸리는' 범죄 유형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배임죄의 모호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별건 수사 관행까지 더해져서 기업은 아무리 준법경영 원칙에 따라 투자를 하고 조심하더라도 언제 어떤 식으로 법률 리스크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경제 전반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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