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시장만 더 혼란스러워지는 겁니다. 안심주유소라는 간판이 달리지 않은 곳은 역으로 '이곳은 가짜 석유일 수 있겠다'라고 오해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경기도 김포시 B주유소 업주)"
안심주유소 제도란 석유관리원이 주유소의 석유제품 품질을 인증하고, 가짜석유 취급 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보상해주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석유관리원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심주유소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주유소와 안심주유소 1호점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작 안심주유소 대상이 되는 알뜰주유소, PB주유소의 업주들은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주먹구구식 제도"라고 비판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PB주유소 업주는 정부의 안심주유소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왜 4대 정유사의 브랜드 정유소는 놔두고 알뜰주유소,PB주유소들만 안심주유소 지정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브랜드 주유소들은 당연히 진짜 석유를 팔고, 브랜드가 아닌 곳들은 가짜 석유를 판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심주유소 지정 대상은 자가폴(자신의 간판으로 영업하는 주유소) 주유소와 알뜰주유소다. 정유사폴을 내건 주유소나 정유사 직영 주유소는 제외된다.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또다른 PB주유소 업주는 "우리같은 자가폴이 브랜드 주유소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하는 부담은 있지만 절대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4대 정유사에서 입찰받아 쓰기 때문에 브랜드가 쓰는 기름이랑 똑같다"고 강조했다.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업주는 안심주유소가 알뜰주유소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낮은 주유소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안심주유소에 대해 전해들은 바가 없다"며 "언론을 통해 들어서 관심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뜰주유소로 바꾼 이후 마진이 60% 줄어 그야말로 박리다매로 살아남는 중"이라며 "이 와중에 안심주유소를 또 만든다니 헷갈리기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주유소는 이미 매달 석유관리원으로부터 2개월마다 한 번씩 석유품질을 검사받아 '석유품질보증 주유소'로 지정된 곳이다. 또다시 안심주유소를 내걸지 않아도 이미 인증받은 셈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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